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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는 척’하다 보면 현실로…작은 행동이 부르는 성공의 마술
금방 마음이 차분해지는 진정법, 내가 원하는 자아를 만드는 법, 우울증을 벗어나는 법….

무슨 신기한 마술이라도 부리려는 건가 싶게 비법을 알려주겠다고 나선 이는 다름 아닌 ‘괴짜 심리학’으로 잘 알려진 리처드 와이즈먼 런던 하트퍼드셔대 교수다. 책 제목 ‘립 잇 업(Rip it up)’은 뜯어내거나 찢어버린다는 뜻. 무언가를 완전히 새롭게 바꾸도록 요구할 때 쓰이기도 한다. 저자는 책 프롤로그에서 페이지 한 장을 찢어낼 것을 제안하면서 실제로 찢어내도 무방한 빈 페이지를 만들어 놓았다.

그의 제안은 행동을 유도하는 의도로 책 내용 전체를 아우른다. 즉 사소한 작은 행동들이 멋진 결과, 원하는 삶으로 이끈다는 주장이다. 여기에는 숱한 실험 결과가 뒷받침된다. 이 행동처방에는 감정이 행동을 만든다는 윌리엄 제임스의 ‘가정원칙’이 자리 잡고 있다. 가령 화가 나면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행동으로 감정을 분출해야 정신 건강에 이롭다고 알려져 있지만 오히려 차분하게 행동할 때 분노를 더 빨리 조절할 수 있다. 우울할 때도 인위적으로 웃는 표정을 지어보거나 즐거운 척 막춤을 추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된다. 마음과 관계없는 일단 행동부터 하는 ‘척’하다 보면 실제 그렇게 된다는 논리다.

설득에도 작은 행동의 반복이 큰 힘을 발휘한다. 한국전쟁 휴전협정 이후 북한은 모든 포로를 석방했다. 그런데 21명의 미군이 북한에 남기를 원했다. 송환된 미군 중 상당수도 공산주의를 열광적으로 찬양하는 일이 벌어졌다. 북한에서 고문이나 세뇌를 당한 것이라고 여기기 쉽지만, 이는 자발적인 선택이었다. 공산주의의 장점을 쓰고 토론하는, 계획된 과정 속에서 이들의 작은 행동들이 쌓여 스스로의 믿음을 배반한 것이다. 저자의 메시지는 명쾌하다. 행동하면 뇌가 따라온다. 마술은 ‘척’하는 데에 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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