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31일 이전 입국자는
시민권 취득 루트 다양해져
아동·농업종사자 5년후 그린카드
불법이민자 차단 국경경비 강화



미국 불법체류자가 시민권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평균 13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미국 시민권 취득을 위해서는 미국에 사는 가족이 있는지 여부보다는 직업적 전문성이 최우선시된다.

16일자(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전면 물갈이되는 미국 상원의 ‘이민법 개정안’이 이번 주에 공개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새 법안은 현재 미국에 거주 중인 1100만명 이상의 불법이민자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시민권을 줄지에 대한 방안과 불법이민자를 막기 위한 국경방어 강화 방안, 취업 문제에 따라 분류돼 있는 현재의 비자 프로그램 수정안 등을 담고 있다.

상원 이민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2011년 12월 31일 이후 입국한 이민자들은 전문직을 제외하고는 시민권 취득이 훨씬 어려워진다. 반면, 기준일 이전 불법체류자가 시민권을 받을 수 있는 루트는 다양해진다. 미국에 얼마나 오래 살았느냐, 교육 수준이 어느 정도이고 직업이 뭐냐에 따라 각각 시민권을 받을 길이 열리는 것이다.

2011년 12월 31일 이전 입국자는 우선 1단계로 미국에서 이미 살고 있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사소한 경범죄를 포함해 미국에서 받은 어떤 형사처벌 기록도 모두 제출해야 한다. 이 중에서 사소한 규정 위반 3건 이상이면 시민권 신청 권한이 박탈된다.


1단계를 통과한 불법이민자는 세금을 소급 납부하고 500달러의 벌금을 내면 미국에서 자유롭게 일하고 해외 여행도 가능한 임시 신분을 신청할 수 있다. 이 기간은 6년간 지속되며 이후 연장할 때 500달러가 추가로 든다.

10년 후에 영어 습득과 미국 내 정기적인 피고용 상태 유지 등 기본조건을 충족하고, 1000달러의 수수료를 내면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다. 10년간 불법거주자로서 내야 하는 벌금 및 각종 수수료는 2000달러 선이 될 전망이다.

특히 새 이민법이 시행되면 불법거주 중인 아동이나 농업종사자에 대한 시민권 발급 절차는 상대적으로 쉬워진다. 이들은 5년 지나면 그린카드를 받게 되며, 아동들은 그린카드만 받으면 시민권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비자 프로그램도 가족 관련 프로그램은 줄어들고 전문직업인 등을 위한 프로그램은 많아진다. 또한 과학이나 예술 분야 고급 종사자, 다국적기업 CEO, 박사학위자 등 고급 인력에 대해서는 허용인원 상한선이 없어진다.

전문직 취업비자인 H-1B비자 중 학사학위 취득자의 올해 쿼터를 종전의 6만5000명에서 11만명으로 즉시 확대하고 향후 점진적으로 18만명까지 쿼터를 늘린다. 석사학위 취득자에 대한 H-1B비자 쿼터는 종전의 2만명에서 2만5000명으로 확대했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