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금값 폭락 원인 분석
국제 금값 폭락에 아베노믹스(일본 아베 신조 총리의 경기부양 정책)가 한몫을 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본은행의 대규모 양적완화로 엔저(엔/달러 환율 상승)가 가속화하면서 상대적으로 달러 가치를 끌어올려 안전자산으로서 금의 매력을 떨어뜨렸다는 것이다.니혼게이자이신문은 “금값 폭락이 약달러 시대에 종지부를 고했다”며 “아베노믹스로 엔 매도세가 강해지면서 상대적으로 달러 강세를 부추겼다”고 15일 진단했다.
신문은 “이번 국제 금값의 폭락은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볼 필요가 있다”며 “지금까지 금 강세는 약달러 추세 속에 달러에 대한 대안통화로서 금에 대한 매수세가 유입됐지만 유럽 재정위기와 일본 아베노믹스 영향으로 유로화와 엔화에 대한 ‘팔자’ 움직임이 동시에 발생해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달러 ‘사자’ 구조로 변화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금값 폭락이 “금랠리의 도식을 붕괴시키고 강(强)달러 국면에 진입을 고하는 상징적인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달러 대비 엔화가치는 지난 5개월간 20% 이상 떨어졌다. 1달러=100엔 시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와 미국의 경제지표 부진, 보스턴 마라톤대회 테러 영향으로 엔/달러 환율이 96엔대로 다시 떨어졌지만 이는 이벤트성으로 엔화 약세 기조는 당분간 유지된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ICE 달러 인덱스도 지난 3개월간 꾸준히 상승해 강달러 추세를 보여준다. ICE 달러 인덱스는 지난 2월 1일 79.13에서 지난 15일 82.15로 3.5% 상승했다. 아울러 이번 금값 하락 원인에는 미국의 양적완화의 부작용으로 꼽히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위험분산) 수단으로서 금 매력이 떨어진 측면도 있다. 신문은 “금 투자의 큰손인 폴슨&CO가 93t 규모의 금 상장지수펀드(ETF)를 보유하고 있는 이유가 양적완화의 부작용에 대한 헤지수단”이라고 밝힌 것을 상기시면서 “미국의 양적완화에 대한 출구전략이 조기 시행될 수 있다는 관측 속에 금을 떠나는 투자금이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