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네트워크, 인수 제안
미국 통신업계에 기업 인수ㆍ합병전(M&A)이 뜨겁게 불붙고 있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2대 위성방송업체인 디시네트워크(Dish Network)가 255억달러(약 28조원)에 미국 3위 이동통신사인 스프린트넥스텔 인수를 제안했다.
업계 1, 2위인 버라이즌과 AT&T에 이어 업계 3위를 달리고 있는 스프린트넥스텔이 새 주인을 맞으면서 미국 통신업계 세력 재편으로 이어질지 주목되고 있다. 특히 지난 2011년 AT&T가 도이치텔레콤의 미국 자회사(티모바일 USA)를 인수하려다 1, 2위의 통신 독점을 우려한 미 당국의 거부로 무산되면서 재촉발된 인수ㆍ합병전은 이번 디시네트워크의 합류로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당시 AT&T의 인수 시도가 불발된 티모바일은 메트로PCS 인수에 합의해 이달 말 주주총회 결정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소프트뱅크로 인수된 스프린트는 자금 확보로 무선인터넷 서비스회사인 클리어와이어 인수를 노리고 있다. 이 와중에 다시 위성방송업체인 디시네트워크가 스프린트 인수에 나선 것이다.
FT에 따르면 찰리 에르겐 디시네트워크 회장은 이미 일본 소프트뱅크가 인수 절차를 진행 중인 스프린트에 대해 지난주 금요일 종가 기준으로 스프린트 주식 1주당 7달러를 지급하겠다고 파격 제안했다.
스프린트의 지난주 금요일 종가가 6.22달러임을 감안하면 총 인수가는 255억달러에 이르고, 이는 소프트뱅크가 스프린트 지분 70%를 201억달러에 사들이겠다는 제안보다 13%나 프리미엄을 얹은 것이다.
이에 따라 디시의 이번 제안이 이미 절차가 진행 중인 소프트뱅크의 스프린트 인수에 제동을 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소프트뱅크와 스프린트 이사회는 이미 소프트뱅크가 제시한 스프린트 지분 인수 조건을 승인했으며 다음달 미국 당국의 승인 절차만을 남겨둔 상태다. 현재 미 당국은 일본 회사의 미국 통신회사 합병이 국가안보에 끼칠 영향에 대해 검토 중이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는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지난해 10월 스프린트 지분 70%를 201억달러에 인수키로 합의한 바 있으며, 특별한 문제가 없을 경우 올해 중반까지 인수 절차를 완료할 계획이었다.
소프트뱅크와 스프린트는 디시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놀라는 분위기지만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