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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정부와 기업 윈윈한 美 제조업 귀환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이 ‘Made in USA’를 커버스토리로 다뤄 보도했다. 값싼 노동력을 찾아 개발도상국으로 생산시설을 옮겨갔던 미국 기업들이 본국으로 다시 돌아오고 있다는 내용이다. 그 덕에 수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고, 나아가 ‘미국 제조업 르네상스’가 도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움직임도 활발하다. 구글이 실리콘밸리에 ‘구글 글래스’ 제조공장을, 애플은 맥 컴퓨터 생산 설비를 갖추기로 했다. 포드는 소형트럭 등을 다시 생산한다. GE 월풀 콜맨 등도 해외 생산시설을 가지고 오거나 국내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한다.

미 기업들의 귀환 이유는 자명하다. 이제는 미국 내에 공장을 세워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우선 중국 등 개도국의 임금이 크게 올라 이전보다 매력이 상당히 떨어진 상태다. 그런 차에 버락 오바마 정부가 법인세를 내려주고 설비 이전 비용의 20%를 보전해 주는 등 다양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자 마음을 돌린 것이다. 아시아지역에 나간 기업 가운데 60% 이상이 돌아올 생각이 있다니 제조업 귀환 바람은 더 거세질 게 분명하다.

미국 제조업 부활은 정부와 정치권, 기업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경제를 살려야 하는 정부는 당장 양질의 일자리가 절실하다. 기업으로서는 설령 비용이 조금 더 들더라도 고용창출을 통해 국가와 사회 기여함으로써 이미지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 냉정하고 합리적인 판단으로 윈윈하는 길을 찾은 것이다.

경제민주화 입법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정치권은 일자리 몰아주기 등 잘못된 관행 바로잡는다며 대기업을 몰아붙이고 있다. 기업들은 범죄집단 취급을 당하는 상태에서 투자는 물론 기본적인 기업활동조차 할 수 없다며 볼멘소리다. 미국 제조업 귀환 과정을 보면 우리도 해법을 찾을 수 있다. 명분과 실리에만 집착할 게 아니라 합리적이고 실질적으로 상황을 판단하자는 것이다.

정부와 정치권은 기업을 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하는 게 우선이다. 무작정 기업의 목줄만 죈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여건이 성숙되면 하지 말라고 해도 늘어나는 게 투자이고 기업 활동이다. 목적이 옳아도 과정이 잘못되면 결과는 실패하기 십상이다. 무엇보다 기업의 철저한 자성이 앞서야 한다. 그동안 잘못된 관행이 무엇인지, 왜 경제 민주화가 이 시대의 화두가 되고 있는지 기업 스스로 잘 알 것이다. 기업이 먼저 달라져야 바라보는 국민의 시각도 달라진다. 이제는 사회적 책임과 윤리경영이 기업의 핵심 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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