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일본은행의 무차별 돈살포로 아시아 채권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고수익을 쫓는 일본 자금이 대거 방출될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아시아 국가와 기업이 앞다퉈 채권 발행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조사기관 디아로직에 따르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정부와 기업들은 지난주 달러와 유로 등 외화 표시 채권을 총 75억8000만달러어치 발행했다.
이는 주간 단위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두번째로 높은 수치다. 올들어서는 547억2000만달러를 발행해 지난해 같은 기간 469억3000만달러에 비해 17% 상승했다.
특히 중국과 인도네시아의 양대 ‘점보’ 채권이 투자자의 군침을 돌게 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30억달러 규모의 국채를 발행했다. 국채 발행 규모는 올들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에서 최대규모였다. 또 중국 국영석유회사 페트로차이나의 모기업인 CNPC는 20억달러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두 채권 모두 모집액의 수배에 달하는 신청이 들어와 수요가 공급을 초과했다.
아시아 채권시장이 이처럼 달아오르는 이유는 대규모 양적완화로 일본 자금이 해외로 이탈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도이체방크의 애널리스트 진첸은 “만일 일본 투자자들이 고수익 대안을 찾아 해외로 눈을 돌린다면 글로벌 채권시장은 의미있는 국면을 맞을 것이고, 구조적으로 아시아 신용대출 시장에 훈풍이 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질의 채권은 그 첫번째 수혜대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투자자들이 북한의 도발과 중국 경기둔화를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 상반기 아시아 기업 실적의 불확실성과 과도한 신규 채권 발행, 고질적인 유로존 위기, 무엇보다 북한의 도발에 대해 투자자들이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