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남녀 해외 소비 117% 증가
먹거리 공포에 분유 등 집중구매
중국인들의 해외 인터넷 쇼핑이 급증하면서 글로벌 온라인 시장에서도 왕서방이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먹거리 오염에 대한 공포와 함께 양질의 해외 브랜드를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하려는 알뜰쇼핑족이 늘면서 중국의 쇼핑 국경이 무너지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코스트코, 메이시스 등 해외 유통업체와 명품업체들도 앞다퉈 중국 온라인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에서 발행되는 중국어 신문 다지위안은 최근 통계를 인용해 중국의 해외 인터넷 쇼핑이 급성장하는 추세라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그룹의 대금지불 시스템인 ‘즈프바오(Alipay)’의 2012년 해외 소비 규모는 117% 증가했다. 국내 온라인 쇼핑몰 거래 증가율인 64.7%보다 배가 높았다.
지난 한 해 동안 즈푸바오를 이용한 고객 1인당 평균 해외 소비액은 1514위안(약 27만2520원)이었다. 고객의 93%를 ‘90허우(1990년대생)’가 차지해 20대가 해외 인터넷 소비의 주력군으로 나타났다. 중국인들이 해외 인터넷에서 많이 구입한 품목은 화장품과 영유아 식품, 의류, 헬스, 전자제품 등 5가지가 주를 이뤘다. 이 가운데 분유와 영유아 보조식품은 전체 거래의 25%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는 최근 중국에서 분유 관련 안전사고가 빈발한 것과 관련이 있다.해외 인터넷 구매에서 분유는 대부분 미국과 독일 영국 네덜란드 뉴질랜드에 집중돼 있다.
한 살짜리 아기를 둔 베이징 시민 류사오쉬는 “전에는 회사 동류에게 부탁해 홍콩에서 분유를 사왔는데 올해 3월부터 홍콩에서 분유 구매 제한령이 내려지자 해외 인터넷 쇼핑족에 합류하게 됐다”고 말했다.
인터넷에서 분유를 구입하는 사람은 여성뿐이 아니다. 남성의 해외 소비 품목 가운데 분유가 27%를 차지해 1위다. 이 밖에 시계나 전자제품이 남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구매 품목이다.
여성들은 스킨케어 제품을 해외 쇼핑에서 가장 많이 샀다. 두 번째는 역시 분유였으며, 3~5위는 가방, 의류, 향수 및 색조화장품 등이 차지했다.
그러나 중국의 쇼핑족들은 환불이나 배송 사고에 대한 우려 때문에 가격이 비싼 제품은 잘 구매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해외 구매를 하는 쇼핑족의 51%가 건당 100~500위안(약 1만8000~9만원)의 제품을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중국의 해외 인터넷 구매가 폭발적으로 늘자 해외 유통업체와 명품업체들도 중국 온라인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코스트코와 메이시스백화점뿐만 아니라 미국의 니만마커스, 이탈리아의 육스, 영국의 네타포르테 등 해외 명품 전문 온라인 쇼핑몰들도 중국어 사이트를 잇달아 개설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