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엔저 훈풍’에 일본 자동차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도요타ㆍ닛산ㆍ혼다 등 일본 자동차 빅4가 전례없는 전세계 340만대 리콜에 들어갔지만 ‘1달러=100엔 시대’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실적 개선 에 대한 희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본 차업계는 금융위기 이후 적자를 면치 못했던 국내 생산이 대규모 흑자로 전환하면서 자국내 생산을 다시 늘리거나 국내 생산을 해외로 이전하는 계획을 전면 수정하고 나섰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2일 “닛산자동차가 당초 해외로 이전하기로 했던 국내 생산량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2위 자동차 회사인 닛산은 금융위기 이후 계속된 엔고 여파로 자국내 SUV 100만대 생산을 올 가을 미국 공장으로 전면 이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엔저가 가속화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산 차량의 수출 경쟁력이 높아지자 계획을 원점을 되돌렸다.
엔화 가치는 지난 4개월간 20% 이상 떨어졌다. 11일 뉴욕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한때 99.95엔까지 치솟아 100엔대에 바짝 다가섰다. 닛산이 지난 2월 환율 전망을 달러당 79.7엔으로 책정한 것과 비교해 보면 20엔 넘게 차이가 난다.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 달러나 유로화 등 외화로 표시되는 일본 제품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싸져 판매량을 늘릴 수 있다. 노무라증권은 일본 최대 자동차 회사 도요타의 경우 엔화 가치가 1엔 떨어질 때 약 700억 엔의 이익이 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일본 자동차업계는 2012 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 국내 생산이 대규모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관측됐다.
도요타 자동차는 경상이익은 사상 최대, 국내 생산은 5년 만에 1500억엔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비용 절감, 판매 확대 요인에 엔저까지 가세했다” 며 “엔/달러 환율이 10엔 하락해 경상이익이 7000억 엔 증가하면 도요타는 2012 회계연도 경상이익이 2008 회계연도(2007년 4월~2008년 3월)의 2조4300억 엔을 넘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혼다, 닛산, 마쓰다도 국내 생산이 흑자로 돌아선다. 혼다는 2년만, 닛산은 5년 만이다. 마쓰다는 올 국내 생산을 당초 계획보다 5% 끌어올려 90만대 이상 늘리기로 했다.
신문은 “자동차 업계는 부품ㆍ소재 등 거래처 저변이 넓다”며 “일본 제조업 발판이 살아나면서 고용안정과 임금인상을 유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