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내 물가 2% 달성 자신
시장선 엔달러 105~107엔 전망
구로다 효과 연말까지 지속
일부선 “엔저,만병통치약 아니다”
무차별 돈살포로 글로벌 금융시장에 파란을 일으킨 일본은행의 구로다 야스히로 총재가 “2년 내 2% 물가 달성”에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구로다 효과가 연말까지 지속되겠지만, 2년 내 물가 2% 달성은 불가능하고 1달러=100엔도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구로다 ‘디플레 탈출’자신=구로다 총재는 지난 10일 가진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 물가상승률 목표는 2년 정도를 염두에 두고 당연히 달성된다”고 확신했다.
그는 “조금씩 돈을 푸는 기존 정책은 효과가 없었다”며 “이번 대규모 양적완화 효과는 충분히 지속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전 시라카와 마사아키 전 총재가 재임 5년 동안 15차례 금융완화를 단행했던 것과는 선을 그었다. .
구로다 총재는 지난주 발표한 양적ㆍ질적완화에 대해 “현 시점에서 취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했다”며 “엔저와 주가 상승은 이에 대한 적극적인 반응”이라고 말했다.
추가 조치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계획이 없다”면서 “앞으로 (이번 양적완화) 효과를 차분히 판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시장에 확산되고 있는 국채시장 불안과 자금 이탈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 시점에서 금융완화가 큰 부작용을 일으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자산거품과 자금이탈 우려는 시기상조”라고 일축했다.
이어 그는 “대대적 금융완화 효과를 주시해 가며 물가 전망을 재검토할 것”이라며 오는 26일에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물가 전망을 상향 수정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물가 상승을 달성했을 경우 급격한 금리상승 리스크에 대해서는 미국에서 답을 찾았다. 그는 “출구전략을 논하기는 시기상조”라면서도 “미국에서 장기국채를 팔지 않고 만기도래 시 상환해 줄여가는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며 “시장이 급격히 동요하지 않을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저, 만병통치약 아니다=일본의 디플레 탈출을 자신하는 구로다 총재와 달리 시장에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팽배하다. 엔저도 일본 경제에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0일 금융시장(외환ㆍ주식ㆍ채권) 전문가 30명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물가 2% 달성이 가능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30%에 그쳤다.
도쿄해상에셋매니지먼트투신의 구보 겐이치 시니어 펀드 매니저는 “일본은행의 금융완화가 효과를 보려면 시간이 걸린다”며 “2% 달성은 3~4년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임금인상과 엔화가치가 달러당 140엔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달성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많았다.
다만 ‘구로다 효과’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설문 응답자 절반 이상이 “구로다 효과는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라면서 “엔/달러 환율은 105~107엔, 도쿄증시 고가는 1만5000 이상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일본의 엔저가 가속화해 달러당 100엔이 된다 하더라도 엔화 약세가 일본 경제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만병통치약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5년 전에도 엔/달러 환율이 100엔에 달했지만, 당시 엔저가 일본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획기적인 전환점이 되지 않았음을 상기시켰다. 신문은 일본 임금이 한국 등 다른 경쟁국보다 높고, 세계경기 둔화로 수출도 늘리지 못했다고 지적하면서 엔저 효과가 일본 경제의 구조적 문제 때문에 상쇄됐다고 진단했다. 또 엔저로 인한 원자재나 에너지 수입가격 상승도 기업들에는 부담이라고 WSJ은 덧붙였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