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기업 합종연횡 활발
‘마이크로소프트(MS)는 애플을, 애플과 야후는 구글을….’ 판도가 바뀌고 있는 IT시장에서 각 업체들이 생존을 위해 서로 물고 물리는 싸움을 벌이고 있다. 경쟁자를 이기기 위해선 합종연횡도 마다하지 않는다.
특히, 애플과 야후는 구글을 견제 하기 위해 협력 강화를 추진 중이다. MS는 애플을 꺾기 위한 비전 코드 ‘블루’를 제시하며 도전장을 던졌다.
11일 연구조사기업 IDC에 따르면 스마트 기기 열풍으로 올해 1분기 PC출하량은 14% 급감했다. 이는 1994년 첫 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큰 폭의 감소세다. 하락 원인으론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의 성장을 꼽았으며 밥 오도넬 IDC부사장은 “불행하게도 윈도 8의 출시가 PC시장의 성장을 가져오진 못했으며, 이것은 시장이 정체됐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기기) 양면에서 IT시장을 주도하고 애플과 달리, 윈도8 출시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MS는 애플을 꺾기 위해 윈도 ‘블루’라는 새로운 성장전략을 제시했다.
지난해 11월 “MS는 이제 더 이상 소프트웨어 회사가 아니다”고 천명한 스티브 발머 MS 최고경영자(CEO)는 정체에 직면한 PC에서 눈길을 돌려 태블릿PC와 스마트폰 기기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려는 의지를 밝히며 소프트웨어 부문의 통합과 강화에 나섰다.
블루는 윈도, 윈도폰, 오피스, 엑스박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강화하고 기기ㆍ애플리케이션ㆍ서비스를 한데 어울러 MS의 다양한 플랫폼을 통합한다. CNN머니는 10일(현지시간)자 기사를 통해 “블루가 MS 제품의 진화를 보장할 수 있다”며 “애플과 구글이 하고 있는 전략과 크게 비슷하고, 이는 의도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반면, 애플은 상대를 달리 잡았다. 애플의 동종업계 최대 경쟁자는 구글로, 두 회사는 세계 스마트 기기 운영체제(OS) 시장을 양분하다시피 하고 있다. 애플은 구글을 견제하기 위해 야후와 손을 잡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야후가 애플의 아이폰, 아이패드 등 기기에 자사 서비스 제공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10일 전했다.
머리사 메이어 야후 CEO는 올해 초 “야후는 모바일 기기를 생산하지 않고 자체 모바일 운영체제도 없어 협력 강화로 서비스 사용을 늘려야 한다”고 밝힌 바 있으며, 이번 애플과의 협력도 그가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아이폰에 기본 탑재된 야후의 금융 정보와 날씨 서비스 외에 웹 검색 결과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했다.
두 기업의 협력 강화는 모바일 기기에서 노출을 늘려 웹 방문자 수를 늘리려는 야후와 검색 서비스 등에서 구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애플의 의지가 서로 맞아떨어진 전략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WSJ는 IT업계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보여주듯 애플은 구글을 기본 검색엔진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계약을 한 상태고, 야후는 MS와 검색제휴를 맺어 두 기업의 협상 타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