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현경ㆍ민상식 기자] 가족형 범죄가 속출하고 있다. 높은 실업률과 물가 상승이 생계형 절도, 사기와 같은 재산형 범죄를 유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명품을 모방하는 이른바 ‘짝퉁’ 전문 제조ㆍ판매업자인 A(45) 씨는 2011년 말부터 동생 B(44) 씨 부부에게 자신의 짝퉁 판매 노하우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짝퉁 물품의 제조 방법, 공급처, 중간 도ㆍ소매 유통망, 판매 방법 등을 전수해 MCM, 메트로시티, 루이까또즈 등 유명 상표의 가짜 가방을 팔게 했다. 이들은 올해 2월부터는 미싱기, 압인기, 가죽 연마기 등을 사들여 직접 가짜 제품을 만들어 팔았다. 이들이 광진구 자양동 인근의 한 창고에 보관 중이던 가짜 가방 2200여점은 시가로 11억원 상당에 달했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유명 상표를 위조한 여성 가방을 만들어 판매한 혐의(상표법 위반)로 A 씨와 B 씨 부부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0일 밝혔다.
국가기관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으로 갈취한 돈을 대포통장으로 인출, 중국으로 빼돌린 조선족 친인척 일당도 붙잡혔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중국 대출 사기 조직이 갈취한 돈을 대포통장에서 인출해 중국으로 송금한 혐의(사기 및 전자금융거래법 위반)로 C(23) 씨 등 조선족 6명을 검거해 5명을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C 씨와 형 D(32) 씨, 사촌형 E(24) 씨 등은 지난 4일 F(53ㆍ여) 씨의 통장에 있던 1277만원을 인터넷뱅킹을 이용해 수집한 대포통장으로 이체해 편취하는 등 지난달 13일부터 지난 5일까지 50여명의 피해자로부터 약 2억5000만원을 가로챘다.
계속되는 불경기 가운데 이같은 재산형 범죄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치안정책연구소는 ‘2013 치안전망’에서 높은 실업률과 물가 상승이 생계형 절도, 사기와 같은 재산형 범죄를 증가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치안정책연구소 관계자는 “국내 경기 위축으로 일자리 마련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생계형 절도 발생건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경찰청에 따르면 2007년 21만2338건이던 절도는 ▷2008년 22만3201건 ▷2009년 25만6413건 ▷2010년 26만9387건 ▷2011년 28만1321건 ▷2012년 28만8899건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또 친인척이 공모한 절도는 2004년 905건에서 ▷2005년 1003건 ▷2006년 1023건 ▷2007년 1264건 ▷2008년 1954건 ▷2009년 1704건 ▷2010년 1445건 ▷2011년 1425명건으로 증가했다. 친인척 관계에 의한 절도는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지난 2008년 2000건에 가까운 수준으로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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