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강북구(구청장 박겸수)가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삼각산 도당제(서울시 무형문화재 제42호)’를 연다.
강북구는 오는 12일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우이동 252번지 초가집 뒷산 전승지에서 도당제를 연다고 8일 밝혔다.
삼각산 도당제는 서울의 진산인 삼각산을 지켜주는 신에게 제를 올리며 마을의 안녕과 농사의 풍년, 가축의 번성, 마을주민들의 단합 등을 기원하기 위한 축제로, 도당제란 명칭은 고려시대 충렬왕(1275~1308) 때부터 이어져 온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후 삼각산 도당제는 조선시대를 거쳐 일제 강점기 무속 격하와 개신교의 유입, 1960년대 근대화의 영향으로 간신히 명맥을 유지해오다 1990년대 우이동 주민들이 주축이 돼 매년 음력 3월 3일 당집이 있던 우이동 마을 뒷산에서 제를 올리며 전승ㆍ보존되고 있다.
삼각산 도당제 전승보존회의 주관으로 열리는 이번 도당제에는 당주무녀인 박명옥씨를 비롯해 당주악사, 제관, 대잡이, 화주 등 16명이 참여해 우이동 뒷산 당목 아래 제단을 쌓고 세종실록의 국조오례에 따라 제례의식을 거행한다.
이날 도당제는 오전 7시 행사장 입구에서 무녀가 행사장 내에 모든 사람을 철수시키고 모든 악귀를 행사장 밖으로 내보내는 의식인 ‘황토물림’으로 시작된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는 차승현 초헌관(삼각산 도당제 전승보존회장), 박겸수 아헌관(강북구청장), 박성열 종헌관(강북구의회 의장)이 제관으로 참여한 가운데 본행사인 ‘삼각산 도당제’가 열린다.
오후 1시부터는 ‘삼각산 도당굿’이 펼쳐진다. 도당굿에서는 굿을 시장하기 전 주당살을 예방하기 위해 베푸는 굿인 ‘주당물림’을 시작으로, 부정을 물리치고 조상을 청배하는 굿인 ‘부정 및 가망청배’, 제관ㆍ마을주민들이 제단에 향과 술을 올리는 ‘진적’, 대잡이를 앞세우고 도당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굿청으로 모셔오는 ‘도당모시기’가 차례로 열린다.
또 조상을 달래고 요절, 횡사해 억울하게 죽은 영혼을 달래는 ‘영산’, 활을 들고 사냥하러 가는 모습을 재현하는 ‘사냥놀이’, 짐승으로 군웅굿을 하고 동서사방에 활을 쏘아 나쁜 액을 몰아내는 ‘군웅거리’, 집을 관장하는 성주님을 모시고 노는 굿인 ‘성주거리’ 등이 진행된다.
도당굿은 뒷전 놀음을 하며 굿을 마무리하는 굿거리인 ‘뒷전’을 마지막으로 총 20개의 굿이 오후 8시까지 계속된다.
강북구청 문화체육과 관계자는 “서구 종교의 유입과 산업화 등의 영향으로 인해 마을 공동체 문화가 사라져가는 요즘, 지역의 안녕과 복을 기원하는 무형의 놀이문화인 삼각산 도당제를 현대적인 지역의 문화축제로 발전시켜 조상들의 이웃사랑과 화합의 정신을 계승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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