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지난해 세계 곳곳에서 발생한 유대인 공격과 유대인 관련 시설 파괴가 전년에 비해 3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유럽에서 극우 세력이 고개를 드는 분위기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이 유대인 단체 유럽유대인회의(EJC)와 7일(현지시간) 공동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반(反)유대주의 사건이 2011년 526건에서 지난해 686건으로 30% 가량 증가했다.
이번 보고서는 2차대전 당시 나치에 의해 학살된 유대인 600만 명에 대한 추모 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발표됐다.
반유대주의 사건은 감소세를 보인지 2년 만에 다시 늘어났다.
특히 공격 유형은 물리적 폭력을 비롯해 유대 교회당이나 묘지 등 시설 파괴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그 중 사람에 대한 직접적인 폭력이 273건으로 40%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3월 프랑스 툴루즈의 한 유대인 학교에서 과격 이슬람주의자가 총기를 난사해 4명이 숨진 사건 등을 언급하면서 프랑스에서만 유대인에 대한 공격이 2배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최근 유럽에서 극우 세력이 고개를 드는 것과 반유대 사건 증가 간 관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경제난으로 헝가리의 요빅(Jobbik), 독일의 황금새벽당(Golden Dawn), 우크라이나의 스보보다(Svoboda) 등 극우파 정당이 득세하면서 유대인 이민자에 대한 공격도 늘어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연구진은 지난해 11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공격한 것과 반유대주의 사건이 급증한 것과는 직접적인 상관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 보고서는 당시 이스라엘이 군사작전을 펼치면서 반유대주의 사건이 반짝 증가세를 보이긴 했으나 이는 툴루즈 총기 난사 사건에 이어 잇달아 가해진 유대인 공격 횟수에 비하면 훨씬 적었다고 밝혔다.
연구를 이끈 로니 스타우버는 “이번 조사결과는 중동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무관하게 유대인에 대한 반감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과 극우파들 사이에 깊숙이 내재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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