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스타의 결혼과 이혼
스포츠 스타를 태운 결혼열차는 부와 명예로 치장된 플랫폼에서 화려하게 출발하지만, 대개 불륜ㆍ폭력ㆍ불화의 선로 위를 폭주하다 이탈하고 만다. 이들이 가진 화려함은 연애할 때 더없는 빛을 발하지만, 결혼생활에서는 일상을 벗어나는 유혹으로 돌변하기 때문이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대표적 사례다. 누구나 부러워하는 천재 골퍼 우즈는 자신의 부와 명예를 불륜의 판도라상자를 만드는 데 허비했고, 결국 1억달러가 넘는 천문학적인 위자료와 함께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어야 했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도 우즈처럼 성추문으로 곤욕을 치른 뒤 부인과 갈라섰다.
역대 최고의 스포츠 스타로 꼽히는 조던은 1989년 주아니타와 결혼했고 모범가장으로 손꼽혔으나 아이까지 낳았다는 내연녀가 나타나 추문에 휩싸였다. 조던은 아내와 관계를 회복하려고 갖은 노력을 했지만 결국 2006년 이혼했다.
미국 프로야구 최고 스타인 뉴욕양키스의 알렉스 로드리게스도 예외는 아니다. 로드리게스는 마돈나와 불륜관계라는 의혹을 받은 데 이어 한 스트리퍼가 혼외정사 사실을 폭로, 떠들썩한 스캔들을 일으키며 부인 신시아와 2008년 이혼했다.
헤비급 권투 챔피언 마이크 타이슨은 ‘폭력 남편’으로 낙인이 찍히며 결혼 8개월 만에 갈라선 경우다. 타이슨은 배우 로빈 기븐스과 1998년 결혼했으나 그녀를 구타한 것은 물론 귀를 물어뜯고 다른 여자를 성폭행해 수감되는 등 온갖 비행 속에 결혼 생활의 종지부를 찍었다. 기븐스가 TV와의 인터뷰에서 “결혼생활 8개월은 생지옥이었다”고 할 정도였다.
스포츠 스타 중에는 말 그대로 ‘너무 달라서’ 이혼한 경우도 없지는 있다.
테니스 스타 안드레 애거시와 영화배우 브룩 실즈는 이혼 후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입맛, 성격, 가치관 어느 하나 맞는 게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들은 이혼 후에 서로 잘 맞는 짝을 만나 행복한 재혼생활을 하고 있다.
스포츠 스타 결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원조 격은 지금으로부터 60년 전 이뤄진 조 디마지오와 마릴린 먼로의 결혼이다.
당시 디마지오는 미국 스포츠계에서 가장 유명한 남자였으며, 먼로는 스타를 꿈꾸는 여배우였다. 1954년 두 사람은 세계의 관심 속에서 요란하게 연애하고 화려하게 결혼했다. 그러나 먼로는 스포츠를 몰랐고, 디마지오는 영화를 지겨워했다. 디마지오는 아내를 원했으나 먼로는 스타가 되기를 희망했고, 결국 이들은 결혼 9개월 만에 이혼했다.
결혼정보업체 관계자는 “연애를 할 때는 상대방의 화려함이 두드러지지만 결혼생활은 화려함 이면의 일상과 마주하는 일”이라며 “깊은 애정과 이해, 신뢰가 바탕이 되지 않을 경우 십중팔구 결혼생활이 지속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스포츠 스타가 결혼생활에 실패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도 낯익은 ‘핑퐁부부’ 자오즈민과 안재형은 미수교국이라는 장벽을 이겨내고 1989년 결혼해 지금까지도 대표적 스포츠 커플로 남아 있다. ‘걸어다니는 만리장성’ 야오밍(2m29㎝)과 중국 여자농구 미녀센터 예리(1m90㎝)의 러브스토리도 화제였다. 첫눈에 반한 야오밍은 1년간의 노력 끝에 예리의 마음을 얻었고, 2007년 8월 결혼에 골인해 세계 최고(最高)의 커플로 기록됐다.
양춘병 기자/y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