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예상치를 밑도는 저조한 미국 고용시장 상황이 최근 호전되고 있는 미국 경기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경제는 주택시장, 소비 등의 호조로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오는 5일(현지시간) 발표 예정인 3월 고용동향에 앞서 나온 각종 고용 관련 지표들이 부진하다.
이를 놓고 경기 상승세가 과연 지속될 지 여부에 불안감이 형성되고 있다.
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경기가 상승세에 있지만, 쉽게 호전되지 않는 고용시장이 경기 회복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3월 마지막 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보다 훨씬 늘었다. 지난주 35만7000건에서 이번주 38만5000건으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35만건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예상은 전혀 빗나갔다.
3주 연속 증가세다. 또한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 만에 최고치다.
고용 상황 추세를 보여주는 4주 이동 평균 건수 역시 전주 34만3000건에서 이번주 35만4250건으로 늘었다.
미국 고용 동향의 선행지표인 민간부문 고용 증가 폭 역시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미국 고용시장 분석업체인 ADP 고용주 서비스와 매크로이코노믹 어드바이저스는 3월 민간부문 고용이 15만8000명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 역시 지난 2월의 23만7000명(수정치)과 시장의 예측치 20만명에 미치지 못하는 증가 폭이다.
미국 기업의 3월 해고 규모 역시 1년 전보다 크게 늘어났다.
민간 시장 조사기관인 챌린저, 그레이&크리스마스는 미국 기업들이 지난 3월 발표한 인력 감축 규모가 4만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0%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과 비교하면 11% 줄어들기는 했다.
올해 1분기에 발표된 미국 기업의 감원 규모는 14만5000명이다. 지난해 1분기보다 1.4% 늘어나 분기 기준으로 2011년 3분기 이후 최고치다.
시장은 미국의 3월 고용 동향과 관련, 일자리가 20만개 증가하고 실업률은 7.7%로 전월과 변동이 없을 것으로 관측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고용 관련 지표의 부진이 경기 회복세가 본격화되려는 시점에 나타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소비 관련 지표들은 증세 등에도 호조를 보였고 주택시장 관련 지표들은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다. 증시도 최고치를 잇따라 경신하며 전반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물가 상승률이 높지 않아 미국 경제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소비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됐다.
하지만 고용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소비와 미국 전체 경기가 회복세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마크 잔디 무디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를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앞으로 6개월이 힘들 수 있다”면서 “고용 상황도 앞으로 몇 개월 동안 비슷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데니스 자콥 갤럽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밖에 나가 구직활동을 해보면, 암울한 상황이 작년보다 하나도 나아진 게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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