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생생뉴스] 일본에서 비만 여성들을 위한 패션시장이 주목받으면서 이들을 겨냥한 패션 잡지까지 등장했다.
지난달 21일 창간된 ‘라 파파(la farfa)’는 비만 여성들을 독자층으로 한 최초의 패션잡지로, 몸무게 95㎏의 개그우먼 와타나베 나오미(渡邊直美·25)를 표지모델로 내세웠다.
‘라 파파’ 창간을 기념해 출판사인 분카샤가 도쿄 시부야에서 지난달 18일 개최한 패션쇼에는 14명의 거구 여성 모델들이 등장했으며 이날 행사는 취재진이 몰려들어 성황을 이뤘다. 주최 측은 체중 공개를 응모조건으로 내세운 만큼 응모자가 적을 것으로 우려했지만 예상을 깨고 250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SNS에서는 지난달 30일 ‘라 파파’가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 2위에 오르기도 했다.
‘통통한 이들의 세련된 패션을 지원하는 매거진’을 표방한 ‘라 파파’는 비만 여성들을 위한 코디네이션, 화장 및 머리손질법 등을 소개한다. 잡지에 등장하는 모델의 신장과 체중, 신체사이즈를 모두 표기해 이해를 돕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출판사 측은 “뚱뚱한 몸매를 감추기보다는 예쁘게 드러내도록 하는 코디네이션에 주안점을 뒀다”고 밝혔다.
이같은 이색 패션잡지의 등장은 동일본 대지진을 계기로 일본인들의 의식이 바뀌고 있는 것이 주된 이유라고 관계자들을 분석했다. 미래보다는 현실에 충실하자는 의식이 비만 여성들을 ‘자기 긍정’하게 했다는 것. ‘언젠가 다이어트에 성공한 뒤 멋진 옷을 입겠다는 생각보다는 지금의 몸매를 긍정하자’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뚱보 패션 시장의 성장이 마른 모델에 의해 조장된 체형에 대한 차별의식을 완화하는 데 큰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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