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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이체방크 13兆 손실은폐 의혹…유로존 은행권 부실 가중
독일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가 금융위기 당시 대규모 파생상품 손실을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가 즉각 조사에 착수했다. 혐의가 입증되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은행권 부실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여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도이체방크는 금융위기 기간 신용 파생상품에서 최대 120억달러(약 13조4000억원) 손실을 입었지만 정부의 구제금융을 피하기 위해 분식회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분데스방크는 다음주 뉴욕으로 조사팀을 파견하고 2006년에서 2009년까지 복합 신용파생상품 운용에 참가한 직원들을 대면 조사할 예정이다.

일단 도이체방크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은행 측은 즉각 성명을 내고 “2년 반이 더 지난 일”이라며 “법무법인이 신중하고 철저하게 조사해 전혀 근거가 없다는 결론이 나온 사건”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조사 결과 이 같은 의혹이 핵심 사실과 정보에 대해 책임이 없거나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서 나온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 문제와 관련해 당국에 전적으로 협조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도이체방크 내부 사정에 정통한 직원 3명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독립적으로 접근하면서 불거졌다.

이들은 SEC 조사에서 “도이체방크 중역이 포함된 트레이더들이 금융위기 당시 신용 파생상품의 시가평가 손실액을 고의로 은폐했다”며 “이것이 정상적으로 계상됐다면 전체 포트폴리오 손실액은 40억달러가 넘고 120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도이체방크의 분식회계가 사실로 드러나면 유로존 재정위기를 주도적으로 수습하고 있는 독일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독일 최대 은행의 분식회계가 유로존 전체 은행권 부실을 가중시키지 않을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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