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재정난에 신음하는 스페인에서 국왕 후안 카를로스가 가족 명의의 스위스 비밀계좌 보유해 온 것으로 드러나 공분을 사고 있다.
스페인 언론은 카를로스 국왕이 스위스에 비밀계좌를 3개를 두고 총 740 스위스프랑(한화 87억2200만원)을 운용해왔다고 보도했다. 이 계좌는 카를로스 국왕의 부친인 카를로스 레이 전 국왕이 20년 전인 1993년에 개설한 것이다.
스위스은행(SBC)의 서류를 기초로 공개된 이번 비자금 계좌 내용을 보면, 스위스 로잔에서 개설된 한 계좌에 300만 스위스프랑(약 35억 3600만원), 로잔의 또 다른 계좌에 160만 스위스프랑(18억 8600만원), 제네바의 한 계좌에 280만 프랑(33억원)이 들어 있다.
이 중 50만 스위스프랑은 카를로스 국왕의 여동생 중 한 명인 돈 후안에 의해 이체됐다고 스페인 언론은 밝혔다.
스페인 일간지 엘 문도는 “스위스 비밀계좌를 개설한 1993년에는 스페인이 바르셀로나올림픽과 세빌리야엑스포 등이 끝나고 경제가 어려웠던 시기였다”며 “당시 800만 규모의 스위스프랑은 마드리드 요지의 부동산을 상당히 많이 살 수 있을 정도로 큰 돈”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카를로스 국왕은 나라가 경제위기로 고통을 겪는 와중에도 아프리카에서 코끼리 사냥을 하는가 하면 사위가 부패 스캔들에 연루되는 등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