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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앙굴렘과 웹툰
프랑스 중부의 작은 도시 앙굴렘은 보르도 지역을 여행하다가 한 번쯤 들르게 되는 곳이다. 언덕 위, 성벽으로 둘러싸인 인구 4만이 조금 넘는 작은 도시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건물은 웅장한 앙굴렘 생 피에르 대성당이다. 프랑스의 대표적 로마네스크 양식인 이 성당은 애초 옛 고대 신전과 클로비스 1세가 건립한 초기 예배당이 있던 곳이지만 화재로 없어지고 11~12세기 지은 라틴 십자형 건물이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면 고풍스러운 집이 어깨를 맞댄 전형적인 중세도시의 전모가 한 눈에 들어온다.

이 조용한 도시가 발걸음을 옮기기 어려울 정도로 북적이며 소란스러워질 때가 있다. 매년 1월 말~2월 초 열리는 앙굴렘 만화페스티벌이다. 올해로 40주년을 맞은 이 축제는 도시 전체가 하나의 축제 공간이 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각국에서 출품된 작품과 공연으로 길과 건물이 볼거리로 넘쳐나 만화와 책을 사랑하는 이들의 행복한 미소가 내내 흘러다닌다.

‘아스테릭스’ ‘땡땡’이 폼잡는 그곳에 2003년 한국이 처음 주빈국으로 초청돼 한국 만화를 선보인 적이 있다. 일본 망가가 유럽을 휩쓸고 있던 터에 한국 만화는 그저 일본의 아류쯤으로 여겼던 이들은 한 마디로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 콘텐츠와 형식이 일본과는 판이하게 달랐고, 그 다양한 개성과 예술성에 놀라워했다. ‘세계 시장 본격 진출 10년 만에 한국이 앙굴렘에 다시 초청돼 세계 웹툰 강국의 면모를 과시했다. 웹툰은 미래 만화의 가능성을 보여주며 한국 브랜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여기엔 독특한 유통망과 매년 쏟아지는 2000~3000명의 창작인력이 단단히 받쳐주고 있다. 책과 영화, 드라마, 캐릭터까지 문화콘텐츠의 원천으로 웹툰의 미래는 밝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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