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영화 기자] 최근 뉴욕 증시가 상승 랠리를 지속하는 가운데 국제 상품 가격이 주가와 따로 노는 기현상이 빚어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욕 다우지수가 최근 몇주간 신고가 경신 행진을 벌이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의 척도로 통하는 상품 가격은 지난 1분기 2010년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기록하는등 맥을 못추는 상황이다.
금, 원유 등 주요 상품가격을 종합한 다우존스-UBS 상품 가격 지수는 1분기 1.1% 하락했다. 상대적으로 에너지 가격에 좀더 민감한 S&P 골드만삭스상품지수(GSCI)의 경우 1.5% 상승에 그쳤다.
WSJ는 미국발 금융위기 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던 상품 가격과 주가간 상관관계가 깨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최근 몇주새 두 지수의 연관성이 2008년 10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상태다.
WSJ는 이어 예전엔 주가가 상품 가격을 추월하는 건 경기 회복의 적신호로 여겨졌으나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경기 부진이 아닌, 공급 과잉이 최근 상품 시장 약세의 진짜 이유라는 것이다. 지난 10년간 가격 고공행진을 업고 원자재 및 농산물 생산 붐이 일면서 경기 확장에도 불구하고 가격 상승을 차단하는 상황이다. 여기다 만성적인 저물가 기조도 국제 상품에 대한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는 데에 한몫하고 있다.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제이니몽고메리의 마크 루시니 수석 투자전략가는 “원자재 시장에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데, 이것이 반드시 걱정할만한 신호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투자 자금도 상품 시장을 떠나 주식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시티그룹에 따르면 올 들어 3월 19일까지 상품 지수 관련 펀드들에선 총 35억달러의 자금 순유출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각에선 상품 가격의 약세는 기업의 생산 비용 절감에따른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도 내놓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김영화 기자/betty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