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이탈리아의 연정 구성협상이 결국 무산되면서 재선거가 불가피해졌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중도좌파 민주당의 피에르 베르사니 당수는 28일(현지시간) 연립 정부 구성을 위한 시도가 모두 실패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베르사니 당수는 “지난 며칠간 다른 정파들을 상대로 벌여온 협상들이 결정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치러진 총선 결과 하원에서 가까스로 과반 의석을 차지했지만 상원에서는 과반 획득에 실패해 소수 정파들과 연립정부 구성을 위한 협상을 벌여왔다.
베르사니 당수는 이날 저녁 대통령궁을 방문해 조르조 나폴리타노 대통령에게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했다고 보고했다.
이에 따라 나폴리타노 대통령은 새로운 총리를 물색하는 방안을 비롯해 정치적 난국을 돌파할 대응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나폴리타노 대통령이 연정협상 무산에 따른 정치상황을 평가하면서 현재 정치적·제도적 틀 내에서 가능한 진전방안을 점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나폴리타노 대통령이 29일 국민당과 민주당 관계자들을 오전, 오후에 차례로 만나 연정 구성을 위한 새로운 회담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결국 이탈리아는 9월 재선거를 치루고 그 이전까지는 과도정부를 꾸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앞서 정치전문가들은 지난 27일 민주당과 오성운동과의 최종 협상이 실패하면서 연정구성 협상이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평가했다.
한편 경제전문가들은 계속되는 이탈리아 연정 협상 실패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전반에 또 한번 위기를 가져다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이탈리아 정국이 안정되지 못하면 키프로스 사태를 시작으로 이탈리아를 거쳐 유로존 전체의 위기가 재현될 수 있다며 혼란에 빠진 이탈리아 정치권이 세계 금융시장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