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유진 기자] 중국에서 한국으로 의류를 납품하는 일을 하면서 출장이 잦았던 A 씨는 중국의 한 민박집에서 조선족을 만나 솔깃한 제안을 듣게 됐다. 제안 내용은 ‘교육을 받고 한국으로 돌아간 뒤, 돈을 인출해 중국으로 송금하는 일을 맡아주면 돈을 쉽게 벌 수 있다’는 것. A 씨는 중국 칭다오(靑島)에서 이름도 모르는 조선족으로부터 보이스피싱 인출과 송금하는 방법 등에 대해 교육을 받고 국내로 돌아와 오랜 친구인 B(28) 씨와 C(31) 씨를 포섭했다. 이들은 이후 중국 총책으로부터 전화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지령을 받고 통장 양수, 현금 인출, 현금 송금 등을 담당하며 돈을 빼돌렸다.
A 씨 등은 세상물정에 어두운 노인들을 상대로는 전화국 등 국가기관을 사칭해 “여기 전화국인데 집전화가 도용돼 40만원이 넘게 사용됐다. 현재 가지고 있는 통장에 있는 돈을 텔레뱅킹이 가능한 통장으로 바꾸고 비밀번호를 알려주면 보안장치를 강화하고 돈이 빠져 나가지 않게 해주겠다”고 속여 비밀번호를 알아내고 돈을 전부 인출했다. 또 젊은 사람들에게는 새벽시간대에 중국 콜센터를 통해 전화를 걸고 주로 ‘스미싱’이나 ‘파밍’ 등 신종 수법으로 돈을 빼냈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이 같은 수법으로 지난 11일부터 20일까지 D(77ㆍ여) 등으로부터 9800만원을 편취하는 등 피해자 10여명으로부터 2억7500만원 상당의 돈을 가로채 중국으로 송금한 혐의(사기 등)로 A 씨 등 3명을 검거,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금융기관 홈페이지에서 ‘보안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보안카드번호, 비밀번호’등을 입력을 해야한다는 문구가 나오면 일단 의심해보는 것이 파밍 및 스미싱 등 신종금융사기 피해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경찰은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더 있을것으로 판단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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