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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릭스판 세계은행’설립…새 경제공동체 꿈꾼다
제5차 브릭스 정상회의 개최
개발銀·외환보유고 풀 등 논의

中 13년來 최저수준 성장 등
각국 성장둔화 해소가 당면과제




지구촌의 슈퍼 파워그룹으로 부상한 브릭스(BRICSㆍ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가 26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제5차 정상회의를 갖고 ‘브릭스판(版) 세계은행’ 설립을 논의한다.

이번 회의에서 브릭스가 지난 1944년 구축된 달러화 기축통화 체제인 브레턴우즈 체제를 깰 수 있는 브릭스 개발은행 설립하고 새로운 경제공동체로 진화하게 될지 초미의 관심이 모인다.

▶브릭스판 세계은행 설립=아프리카 대륙에서 처음 열리는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정상들이 모여 ‘브릭스와 아프리카: 개발ㆍ통합ㆍ산업화를 위한 제휴’를 주제로 토의를 벌인다.

제이컵 주마 남아공 대통령이 주재하는 이번 회의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만모한 싱 인도 총리가 참석한다.

또 아프리카 19개국 정상을 초청해 27일부터 브릭스와 경제 협력 및 지원 방안을 논의한다.

이번 회의에서는 그동안 회원국들이 실무 논의를 거듭해온 브릭스 개발은행 설립 합의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브릭스 개발은행의 설립 자본금을 500억달러로 합의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브릭스란 용어를 처음 만든 골드만삭스자산관리의 짐 오닐 회장은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는 곧 브릭스만의 특별한 세계은행 설립을 의미한다”면서 “정치적 그룹으로서 브릭스가 무언가를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브릭스 정상회의에서는 이와 함께 외환위기에 대응한 외환 보유고 풀(Pool)을 설립하고 브릭스의 싱크탱크, 그리고 브릭스 기업위원회 설립에 대한 합의가 도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브릭스 당면과제는 경제=브릭스 4개국의 외환 보유고는 4조4000억달러이며 인구는 세계의 43%를 차지한다.

세계 경제 규모 2위인 중국은 지난 10년간의 성장률 평균을 유지하면 오는 2016년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OECD 보고서는 평가하고 있다.

브릭스 4개국의 교역 규모도 지난 2001년 연간 270억달러에서 지난해 2820억달러로 급증했다. 2015년에는 5000억달러로 팽창할 전망이어서 브릭스의 단합 파워는 무시 못할 규모로 커지고 있다.

하지만 지금 브릭스 앞에 놓인 과제는 각국의 성장 둔화 우려라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지적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가장 타격을 적게 받았다고 평가되는 브라질의 경우 핫머니 유입 규제로 인한 외자 유입 감소와 최근의 글로벌 상품가격 하락으로 경기 둔화가 예고되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지난해 0.9%에 그친 성장률을 올해 4%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3%로 보고 있다.

러시아는 최근 르네상스캐피털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월 성장률이 전년 대비 -0.1%로 뚝 떨어지는 등 향후 5분기 연속 성장률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재정 적자 감축, 민영화와 외자 유치 확대 등 친시장 정책을 도입해 성장률 끌어올리기에 힘쓰고 있지만 이달에 끝나는 회계연도 기준 경제성장률은 10년래 최저 수준인 5%에 그칠 전망이다. 남아공은 풍부한 자원에도, 유럽 경제위기 파장으로 지난해 2.5% 성장에 그쳤고 지난달 정부가 올 성장률 목표를 3%에서 2.7%로 낮췄다.

브릭스를 주도하고 있는 중국은 지난해 7.8% 성장에 그치면서 과거 13년 이래 최저 수준의 성장에 머물렀지만 향후 몇 년간은 7~8%대의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지희 기자/j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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