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수요 회복·금융안정성 증가
1분기 발행실적 위기이후 최고
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아일랜드 등 유로존 부채 위기국의 채권 판매가 강세다.
25일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들 위기국을 포함해 유로존 주변국의 올 1분기 채권 발행 실적이 유로 재정위기 발발 후 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유로존 주변국 정부의 총 채권 발행액은 올 들어 지금까지 282억유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배 정도 늘어난 규모다. 또한 분기 기준 지난 2010년 이후 가장 좋은 성적표다.
FT는 이런 채권 발행 호조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시장 개입으로 유럽 위기에 대한 우려가 잦아들면서 역내 금융시장이 안정화하고 있는 데에 따른 것으로 풀이했다. 국채 금리의 하락세로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자금 조달비용이 줄고, 아일랜드와 포르투갈의 경우 구제금융 프로그램 졸업 기대를 높이고 있다. BNP파리바의 제이미 스털링 국채시장 공동 수석은 “투자 수요 회복과 유럽 금융안정성의 증가로 주변국 국채 발행에 더없이 좋은 환경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아일랜드는 올 들어 지금까지 국채 발행을 통해 총 75억유로 상당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아일랜드의 조달비용은 7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포르투갈은 지난 2월 신규 국채 발행에 나서 총 응찰액 120억유로를 기록하며 25억유로 상당의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포르투갈의 신규 국채 발행은 지난 2011년 5월 구제금융 프로그램 돌입 이후 처음이다. 포르투갈의 마리아 루이스 알부케르케 재무장관은 FT에 “우리는 올해 시장으로 복귀하는 단계를 지속하면서, 기회를 포착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랙록인베스트먼트인스티튜트의 캐머런 와트 수석투자전략가는 “유럽은 죽어가는 환자나 다름없었으나 ECB의 역할에 힘입어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화 기자/betty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