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생생뉴스]2017년 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한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의 정계 복귀가 불투명해졌다. 프랑스 보르도법원이 21일(현지시간) 사르코지를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예비기소’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사르코지가 받고 있는 혐의는 2007년 대선 때 프랑스의 세계적인 화장품 업체 로레알의 상속녀이자 프랑스 최고 부자 여성인 릴리안 베탕쿠르로부터 거액의 정치자금을 불법으로 받았다는 것이다.
‘예비기소’ 판결은 범죄 혐의에 믿을만한 이유가 많지만 추가 조사가 좀 더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내려지는 준(準) 기소 행위로, 조사 결과에 따라 기소가 취하될수도 있지만 대체로 정식 재판에 회부되는 경우가 많다.
이날 ‘예비기소’ 결정이 내려지기 직전 법원 수사판사가 사르코지와 베탕쿠르의 회계사, 집사 등 4명을 전격 소환해 실시한 대질신문에서는 “베탕쿠르의 자택에는 한 차례밖에 가지 않았다”는 사르코지의 증언과 반대되는 증언들이 쏟아져 나왔다는것이 프랑스 언론의 보도다.
베탕쿠르의 회계사로 일한 클레르 티부는 당시 사르코지의 한 측근에게 현금 15만 유로가 든 봉투를 전달했으며 그 봉투가 사르코지 선거운동본부의 회계 책임자에게 전달될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2010년 경찰에서 진술한 바 있다.
프랑스 선거법은 개인이 공직 후보자에게 최대 4600 유로를 기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프랑스 수사당국은 사르코지의 줄기찬 부인에도 불구하고 그가 베탕쿠르의 자택을 자주 찾았다는 집사 등의 말에 신빙성을 더 두고 있으며, 사르코지가 모두 400만유로를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사르코지는 지난 6일 한 주간지 인터뷰에서 “프랑스에 대한 의무감에서” 차기 대선에 출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닥칠지도 모른다며 정계 복귀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특히 최근에는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경제위기 때문에 집권 10개월 만에 역대 대통령 가운데 최저의 지지율을 보이는 가운데 사르코지의 지지율이 올랑드를 앞서는 상황도 연출됐던 터라 상당히 고무돼 있었던 게 사실이다.
차기 대선 도전에 필요한 자금을 모으기 위해 국제 순회강연에 나선 사르코지가 이 악재를 극복하고 정치적 재기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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