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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프로스 구제금융안 부결
의회, 예금과세 등 비준 거부
국내증시 요동…환율 급등



키프로스 의회가 예금에 과세하는 것을 골자로 한 구제금융 협상안의 비준을 거부, 유로존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국내 증시가 하락하고 환율은 오르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을 쳤다.

20일 주식시장은 키프로스발(發) 우려가 가중되면서 코스피지수가 전일 대비 9.37포인트(0.47%) 내린 1969.19로 개장해 장 초반 낙폭을 키우며 한때 196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코스피는 오전 10시25분 현재 8.63포인트 내린 1969.93을 기록 중이다. 특히 외국인이 5거래일째 대량 매도에 나서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또 이날 오전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일보다 3.90원 오른 1115.50원으로 시작해 1117원대까지 오르는 등 환율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키프로스 의회는 19일(현지시간) 오후 임시회의를 열고 구제금융협상 비준안을 표결해 반대 36표, 기권 19표로 부결했다. 이에 따라 키프로스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과 구제금융 협상을 다시 하거나 재원 조달 방안을 새로 마련해야 한다. 이마저 여의치 않을 경우 키프로스는 디폴트(채무불이행)에 직면한다.

앞서 키프로스 정부는 100억유로 규모의 구제금융을 유로존 등으로부터 받는 조건으로 국내 은행 예금 잔액에 규모별로 6.75∼9.9%를 과세하는 내용의 협상안을 마련했다.

정부는 은행 예금에 세금을 매기는 유례없는 조치에 반발이 크게 일자 예금 잔액 2만유로 이하는 면세하는 내용의 수정안을 이날 제출했지만 찬성을 한 표도 얻지 못했다.

비준안 부결 후 니콜라스 파파도폴루스 재정위원장은 “며칠 내 새로운 합의에 이를 때까지 은행은 폐점할 것”이라고 밝혔다.

키프로스 은행은 지난 18일 국경일 휴무 이후 21일까지 뱅크런(예금 대량 인출)을 방지하기 위해 영업 중지 조치를 받았다.

한편 유럽중앙은행(ECB)은 키프로스 의회가 구제금융안 비준을 거부했으나 “키프로스가 필요하다면 ‘현행 규정’대로 유동성 공급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유로존 일부 관료는 키프로스가 구제금융 조건을 거부한다면 키프로스 은행의 파산과 금융 시스템이 붕괴하더라도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권도경ㆍ이지웅 기자/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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