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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속으로 - 신율> 박근혜식 인사와 집단이성
김병관 주식보유 신고누락 의혹
국방장관 도덕성 부족 자질 논란
朴대통령 집단이성 신뢰가 우선
국민여론 수용하는 자세 보여야





KMDC라는 회사가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바로 김병관 국방장관 후보자가 이 회사 주식을 가진 것이 ‘탄로’났기 때문이다. KMDC라는 회사는 미얀마 해상 가스전 탐사·개발권을 확보했다고 발표한 바 있는데, 나중에 정부 조사 결과 이들이 확보했다는 광구 중 일부는 ‘빈 광산’으로 밝혀졌다. 특히 지금은 감옥에 있는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해외 자원개발업무를 주도하며 KMDC와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 문제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CNK 회사 관계자에게 미얀마와 카메룬의 고위 공직자를 소개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즉 이명박 정권의 실세가 뒤를 봐주는 회사였다는 말이다.

그래서 이런 회사의 주식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은 경위를 불문하고 도덕적 결함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더구나 자신의 이름으로 보유하던 이 회사 주식을 청문회 관련 자료에서 쏙 빼놓았다는 사실은 이해하기 힘들다. 김 후보자 본인은 청문회 준비로 워낙 바빠 누락했다고 주장하지만 부인의 주식 보유 현황은 모두 신고하면서 자신 명의의 주식 보유 사실만 빠졌다는 사실을 이해하기란 어렵다.

이런 점은 북한의 연평도 도발 직후 일본 온천 여행을 다녀왔다는 사실만큼이나 국방장관으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하는 부분이다. 무기중개상의 고문 역할을 했지만 로비스트는 아니었고, 투자는 했지만 투기는 안 했으며, 온천 여행은 오래전에 계획된 것이어서 취소할 수 없었고, 주식 보유 사실은 잊어먹었다고 주장하는 김 후보자에게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 설령 본인의 주장이 모두 사실이라 하더라도 이는 결코 명예로운 일은 아니라는 점이다.

군인은 명예가 최고의 가치여야 한다. 그리고 국방과 안보의 힘은 이런 군에 대한 국민의 전폭적 지지로부터 나온다. 국민이 정부를 믿고 따를 수 있어야 철저한 국방이 가능하다는 말인데, 이런 자질을 가진 사람이 국방장관을 맡는다면 어떤 국민이 정부를 신뢰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상황이 이 정도 되면 본인이 신변을 정리하는 것이 옳다. 온갖 의혹이 나왔음에도 이른바 ‘셀프 기자회견’까지 자청하면서 계속 버티는 것은 국가를 위해서도 그리고 본인을 위해서도 결코 이롭지 못하다는 생각이다. 오히려 이런 행위는 ‘장군 김병관’의 명예를 더욱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김 후보자가 이렇게 버티면 박근혜 대통령이라도 결단을 내려야 한다. 내가 지명했으니 그냥 밀어붙인다는 생각을 갖지 말고 튼튼한 국가안보를 위해서 대통령이 국민 여론을 수용해야 한다는 말이다. 미국의 경우도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하는 경우는 있다.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한다는 것은 국민 여론에 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하늘같이 받든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이런 경험은 대통령으로 하여금 인사에 있어 좀 더 많은 검증을 해야 한다는 교훈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청와대 인사검증팀이 그다지 다양한 인원으로 구성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경찰이나 국정원의 정보나 자료도 잘 활용되지 못하는 느낌이다. 하지만 이런 구조적인 문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임명권자인 박 대통령의 인식이다. 대형 로펌에 20여년간 근무하면서 재벌들과 유형ㆍ무형의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었던 인물을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임명한 것을 보면 박 대통령의 인식과 국민들의 생각 사이에는 현격한 차이가 있음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물론 일반 국민들은 알 수 없는 해당 후보자의 출중한 능력이 있겠지만 국민들의 생각은 결코 무시돼서는 안 된다. 도덕성이나 해당 업무에 적합한 경력 여부는 업무능력 못지않게 중요한 자질이다. 그렇기 때문에 박 대통령은 하루빨리 집단 이성에 대한 신뢰를 가져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집단 이성은 개인의 판단력보다 정확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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