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경제=김영화 기자]미국에서 여성이 남성을 수적으로 능가하는 직업들이 속속 등장하지만, 아직 여성에게 불모지나 다름없는 일터도 적지 않다. 포천지는 특히 이ㆍ공계 분야를 성비 불균형의 마지막 보루라고 보도했다.
포천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의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와 PC제조사인 IBM의 지니 로메티 최고경영자(CEO) 등 이공계 출신 여성 경영인들이 눈에 띄는데도, 전체 컴퓨터 공학 분야의 일자리 가운데 여성 인력 비중은 20%에 그친다고 전했다.
또 최고기술경영자(CIO)의 7%만이 여성이고, 여성 엔지니어도 7명 중 1명 꼴에 불과하다. 미국에서 여성이 전체 대졸자의 60%에 이르고, 전체 일자리의 48%를 차지하는 점을 감안할 때 극히 저조한 수준이다.
‘당신의 찬란함을 드러내라:여성이 과학, 기술, 엔지니어링, 수학 등 STEM 분야에서 번성하는 현명한 전략’의 저자 카렌 퍼셀은 포천 지와의 인터뷰에서 STEM 분야를 남성이 지배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한다.
우선 여성들이 엄청난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것이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오는 2018년까지 STEM 분야의 새로운 일자리는 18% 늘어 다른 직업의 증가 속도를 크게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STEM은 고소득을 보증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STEM 분야의 여성 진출이 늘어나야 하는 또다른 이유는 제품 디자인의 오류 등을 막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초기 에어백은 남성 엔지니어들의 신체 치수에만 맞춰 제작돼 체구가 작은 여성이나 아이들은 사고 시 부상 위험에 노출됐던 적이 있다고 카렌은 소개했다.
카렌은 이어 엔지니어링과 기술 분야에 여성 인력이 드문 데에는 교육상의 문제도 한몫한다고 지적했다. 보통 중ㆍ고등학교 시절 여학생들은 수학, 과학이 남학생들을 위한 것이란 메시지를 전해 받는다는 것이다. 결국 학부모와 교사가 여학생들의 과학, 수학 기피 풍조를 부추기는 상황이다.
그러면서 STEM 분야에 몸담고 있는 여성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출세하려면 큰 목소리로 강하게 말하는 법을 터득해야 한다면서 때로는 대화 중간에 끼어드는 것을 꺼려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또 좋은 멘토를 만나기 위해 관련 단체를 활용하거나 직장 동료의 도움을 십분 활용하고, 주변에 자신을 지지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해놓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뚜렷한 목표와 강한 자신감을 갖는 게 중요하다는 충고도 빼놓지 않았다.
김영화 기자/betty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