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생생뉴스] 키프로스가 구제금융을 받는 조건으로 예금 부담금을 부과하기로 한 데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오전 경제담당 고위 관리들과 키프로스 예금 과세를 둘러싼 긴급회의를 열고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고 크렘린 공보실장 드미트리 페스코프가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회의에서 “만일 키프로스 정부가 (유로존 회원국의 권고를 받아들여) 그런 결정을 내린다면 이는 불공정하고 비전문적이며 위험한 결정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도 이날 “은행 문제를 예금자들에게 떠넘기는 예금 과세 결정은 공정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러시아는 키프로스에 예금계좌를 갖고 있는 자국인들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 결정이 은행 시스템의 안정성이 우려를 불러 일으키는 스페인, 그리스, 포르투갈 등의 유로존 국가(유로화 사용 17개국) 은행들에도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수있음을 우려한다”고 지적했다.
실루아노프 장관은 이어 “우리는 유럽연합(EU) 회원국들과 키프로스에 대한 지원 문제에서 조율된 행동을 취하기로 합의했었다”며 “그럼에도 유로존은 키프로스의일회성 예금 부담금 징수 조치를 단독으로 내렸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그러면서 러시아가 키프로스에 제공한 차관 상환 기간 조정 문제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지난 2011년 키프로스에 4년 반 만기의 차관 25억 유로를 제공했다.
키프로스는 러시아에 차관 상환 기한을 5년으로 연장해 줄 것을 요청한 상태다.
이에 앞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무장관들은 16일 키프로스에 100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키프로스 내 모든 예금 계좌에 일회성 부담금을물리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10만 유로 이상 예금에 대해선 9.9%, 그 이하 예금에 대해선 6.75%의부담금이 부과될 계획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키프로스 은행 계좌에 예치된 러시아인의 예금이 200억 달러에 달한다고 평가했다. 키프로스 전체 은행 예금액의 약 3분의 1에 달한다.
러시아 은행규모 2위의 VTB 은행은 키프로스 은행에 예치된 러시아 은행들의 예금액이 자회사 몫까지 포함해 135억 달러에 달한다며 예금과세가 이뤄진다면 전체 예금액의 10분의 1을 손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VTB 은행 측은 “키프로스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예금과세가 가져올 파급효과를 평가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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