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생생뉴스] 인도 정부가 과거 성폭행 사건에 연루된 정치인을 교황 즉위행사 참가 대표단 단장으로 결정, 논란을 빚고 있다.
인도 정부는 최근 P.J. 쿠리엔 상원 부의장을 대표단 단장으로 결정, 19일 로마교황청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가토록 했다.
가톨릭 신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인도 남부 케랄라주 출신인 그는 1996년 케랄라에서 당시 16세이던 여학생을 40일간 감금하고 성폭행한 42명의 남자 가운데 한 명으로 지목됐다. 올해 72세인 쿠리엔 부의장은 2005년 대법원에 의해 무죄선고를 받았다.
그러나 피해자는 작년 12월 뉴델리에서 한 여대생이 버스 안에서 집단성폭행을 당하고서 숨진 사건이 발생한 이후 당시 사건의 재조사를 요구했다. 물론 법원에선 재조사 탄원을 거부했지만 쿠리엔 부의장으로서는 곤혹스런 처지에 내몰리게 됐다.
그럼에도 그는 대표단원뿐만 아니라 아내, 개인 비서도 로마에 데리고 갈 예정이다.
케랄라의 주도 티루바난타푸람에서 130km 떨어진 코타얌시(市)에 사는 피해자의아버지는 18일 AFP 통신과 한 통화에서 “쿠리엔을 대표단장으로 결정했다는 소식을 들은 뒤 고통스러웠다”면서 “정부 측 결정은 새 교황에게 수치를 안겨주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V.S. 아추타난단 전(前) 주 총리는 “쿠리엔이 과거에 정치적 영향력을 이용해 기소를 면하려 했다”면서 “집권 국민회의당은 자당 소속인 쿠리엔을 새 교황에게 보내 죄를 용서받게 하려는 것일 수 있다”고 비꼬았다.
쿠리엔은 대법원에 의해 무죄임이 밝혀졌다면서 자신에 대한 이런저런 주장은 정치적 동기에 따른 것이라고 일축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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