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북정책 변화” 공개적 언급이어
내주 루·케리 訪中…경제·외교 논의
미국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선출에 때맞춰 북한 핵문제 해결에 중국의 협력을 끌어내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중국 국가주석으로 선출된 시진핑 공산당 총서기에게 축하전화를 걸어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 폐기를 위한 협력을 촉구하고 양국 관계 협력을 논의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양국 정상 통화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아시아와 세계 전반에 걸쳐 경제와 안보적 도전에 직면해 중국과의 실질적인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면서 “양국 정상은 양국 간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높은 차원의 교감과 개입의 중요성에 의견을 같이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북한의 핵 및 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해 “미국은 물론이고 그 동맹국과 지역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북한의 비핵화를 이행하기 위한 중국과의 긴밀한 협조가 중요함을 지적했다고 카니 대변인은 전했다.
이에 따라 미국이 대북 제재에 중국의 의미있는 협력을 끌어낼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날 오바마 대통령은 ABC방송에 출연해 “중국이 그동안 북한의 붕괴를 우려해 북한의 잘못을 계속 참아왔지만 생각이 바뀌고 있다”고 언급해 중국의 대북정책에 변화가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미국의 대통령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중국의 외교 행태에 대해 언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이어서 사전교감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은 다음주 잭 루 상무장관, 다음달 존 케리 국무장관을 중국에 보내 경제와 외교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방안을 논의하도록 했다고 카니 대변인이 밝혔다.
경제와 외교를 책임진 두 장관을 시진핑 체제 출범에 맞춰 보내는 것은 중국을 아시아는 물론 세계적 현안을 놓고 협의하는 ‘슈퍼파워 G2’의 지위로 공인하는 발표와 다름없다.
한편 이날 백악관이 공개한 양국 정상의 통화 내용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벌어진 사이버 공격에 대해 중국 정부의 협력을 강조하고, 아울러 위안화 환율의 탄력적인 운용, 지적재산권 분야 등의 협력을 촉구했다.
이에 따라 루 재무장관이 다음주 방중하면 위안화 환율 절상 압력과 지적재산권 보호, 미국 IT 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점쳐진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와 관련해 양국 정상이 사이버 안보 및 북한과 한국의 갈등 그리고 경제협력 등에 관해 논의했으며, 시진핑 주석은 이에 대해 중국의 원칙과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고지희 기자/jg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