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경제=김영화 기자]조만간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의 자판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자판을 이용해 ‘ㅇ’을 치려다 실수로 바로 옆의 ‘ㄹ’를 쳤더라도 이런 실수를 미리 알고 ‘ㅇ’을 쳐주는 기술이 상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자판의 진화는 결국 자판의 종말’을 뜻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애플 구글이 이미 음성 인식 기술 채택에 나선 가운데, 그간 구글은 안드로이드 운영체계를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폰 전용 자판 개발을 독려해왔다. 이에 신생 기업들은 사용자가 어떤 글자를 치려 했는지를 예측하는 ‘스위프트키’, 단 4개의 글자판을 이용해 입력이 가능한 ‘스냅키’ 등 첨단 자판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손동작만으로 글자 입력이 가능하고 오타를 사전에 알아내 바로 잡아주는 기술은 이제 스마트폰 제조업계의 핵심기술이 됐다.
때마침 삼성전자는 이날 저녁 뉴욕에서 첨단 자판 기능을 갖춘 ‘갤럭시S4’를 출시한다. 이런 자판을 개발하려면 소비자들이 소셜네트워크 상에서 주로 어떤 문자를 보냈는지, 어떤 단어를 택했는지 등을 치밀하게 분석해야 하기 때문에 엄청난 정보와 통계자료가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스위프트키의 모회사인 영국의 터치타이프의 벤 메드록 기술이사는 “우리는 어떤 자판에 어느 정도 손이 가는지를 분류해 취합하는 방식의 기술을 사용한다”고 소개했다.
첨단 자판개발 경쟁이 뜨거운 이유는 사용자 편의 증대 뿐 아니라 기업의 돈벌이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업계는 자판 입력 시간이 단축되면 인터넷 구매 등의 시간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예측 기능을 갖춘 자판과 같은 독특한 기술은 (스마트폰 경쟁에서) 엄청난 차이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지금 대세인 철자 배열식 자판은 곧 설 땅이 사라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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