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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朴대통령 하필 방문한 곳이 빚많은 상장예정 기업이라니…
알티캐스트 장외시장 주가급등
박근혜 대통령의 주가조작 엄단 지시에 증권가가 초긴장 상태라고 한다. 반면 유달리 기승을 부렸던 ‘대선 테마주’의 피해를 겪었던 투자자들은 ‘이번엔 뭔가…’라며 기대감을 가질 만도 하다. 대통령이 임기 초에 주가조작을 직접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런데 한 가지가 마음에 걸린다.

며칠 전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의 중요한 모델이 방송통신 융합 IT기업’이라며 알티캐스트라는 회사를 방문했다.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와 함께 ‘V소사이어티’ 멤버였던 변대규 사장이 이끄는 휴맥스가 모기업이라는 점도 다 호사가들의 입방아라고 넘길 수 있다.

하지만 이 회사가 곧 상장할 예정이고, 상장할 수밖에 없는 회사라는 점이 그냥 넘기기 어렵다. ‘대통령의 첫 현장방문’은 주가변수가 되기에 충분하고, 결국 일반투자자들의 손익과 연결된다. 박 대통령 방문 후 장외시장에서 이 회사 주가는 그야말로 ‘급등’세다. 박 대통령의 방문이 주가를 움직인 것이다. 그럼에도 이 회사의 숨은 투자위험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 회사는 2006년 7월 미국계 투자회사에게 222만2222주의 주당 9000원에 전환상환우선주를 발행했다.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갚고, 주가가 오르지 않으면 돈으로 갚는 일종의 빚이다. 만기는 올 7월인데, 조건이 만만찮다.

작년 7월까지 회사가 상장했다면 원금 200억원에 연복리 6%의 이자만 붙여 총 300억원 정도를 상환하면 되는데, 아직도 비상장이다. 그래서 만기인 올 7월까지 상장을 못하면 2006~2011년엔 연복리 10%, 2011~2013년엔 연복리 14%의 이자를 붙여 빚을 갚아야 한다. 원금의 배가 넘는 이자다. 2011년 연매출 600억원, 자기자본 300억원인 회사에는 어마어마한 규모다.

이 부담을 털어내려면 주가가 주당 9000원을 넘어야 한다. 그래야 미국계 투자회사는 전환조건인 주당 6000원에 우선주를 보통주로 바꿔받아 연복리 6%에 해당하는 7년간 약 50%의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최근 이 회사의 장외주가는 주당 9000원을 넘겼다. 그런데 공모가나 상장 후 주가가 9000원을 넘기면 미국계 투자회사가 우선주를 보통주로 바꿔 시장에 내다팔 수 있다. 최대 총 발행주식의 12.7%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잘 모르고 공모과정이나 상장 후 투자한 이들에게는 날벼락이 되기 충분하다. 회사 대주주가 상장차익으로 빚을 갚는 방식도 있는데, 이 역시 물량부담은 같다. 물량부담을 없애려면 기관투자자 등 큰손이 매도물량을 한꺼번에 인수하는 방법이 있다. 그런데 대통령이 방문한 회사인데 정부 입김이 들어간 곳에서 인수한다면 아마 뒷말이 나올 것이다.

‘참외밭에서는 신발끈도 고쳐 매지 말라’는 게 조상들의 가르침인데, 도대체 박 대통령 주변에서 방문지를 정할 때 얼마나 꼼꼼히 살폈는지, 참 뭔가 개운치 않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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