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퍼 국가정보국 국장 경고
미셸 여사 금융정보도 해킹
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12일(현지시간) 정보 예산 감축으로 미국이 사이버테러 위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클래퍼 국장은 이날 상원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미국 안보의 최대 위협은 이슬람 테러 세력보다 사이버공격이라고 지적하면서 연방정부의 자동 예산 감축, 즉 시퀘스터 발동으로 정보기구들의 예산이 삭감되면 사이버테러 위험에 노출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정교하지 못한 수준의 해커도 미국의 전력발전소와 같은 국가 기반시설을 페쇄시킬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디지털기술 발전에 미 정보기구가 신속히 대응하지 못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CIA 등 미국 16개 안보담당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DNI의 수장인 클래퍼 국장은 시퀘스터를 중단시킬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이달 말부터 미국의 국가정보기구 예산 지출이 감축돼 올해 총 40억달러가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전년 대비 7%가 감축되는 것이다. 그는 당장 FBI와 일하는 5000여곳의 계약업체들이 일자리를 줄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보 예산 감축이 이달 27일부터 현실화되면 정보조직들의 테러 대응 능력이 악순환적으로 떨어져 결국 9ㆍ11 테러 사태 직전의 수준으로 취약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테러 초기 공격의 징후를 놓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FT는 미국 정보기구가 9ㆍ11 테러 사건 이후 조직과 예산이 해마다 증가하면서 미 의회에서 조직 비대화에 제동을 걸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010년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미국에서 테러 대응과 국토 안보, 그리고 정보활동 등을 담당하는 정부 기구가 1271개에 달하며 정부 계약 민간 기업도 1931개에 달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편 미국 정부의 핵심 인사와 유명 스타들의 개인 금융정보가 누출된 가운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의 정보도 해킹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비밀경호국(USSS)과 연방수사국(FBI)은 이날 러시아에 소재한 웹사이트 계정(www.exposed.su)에 미셸 여사의 금융정보와 개인신용평가보고서가 올라옴에 따라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의 퍼스트레이디인 미셸 여사의 정보까지 누출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지금까지 해킹 피해를 본 유명인사는 총 17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에는 조 바이든 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로버트 뮬러 FBI 국장, 에릭 홀더 법무장관, 찰스 벡 로스앤젤레스경찰(LAPD) 국장,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 아널드 슈워제네거 전 캘리포니아 주지사 등 미 정치계 거물들이 다수 포함됐다.
고지희 기자/jg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