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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 포럼 - 명적식> 자식 군대 보낸 부모 심정
손자 병법서에 최선의 전략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라 했으니 정치 외교력이라 할까. 이는 자식 군대 보낸 부모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의 마음일 것이다. 또 한 번의 남북전쟁은 상상을 초월하는 피해를 가져올 것이다.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에 맞서 북한은 정전협정 폐기 및 판문점 연락사무소 직통전화 차단 등 반발이 심하다. 또한 핵무기의 단추를 누를 준비가 돼 있다는 등 협박의 강도를 더하자 우리는 핵거점 선제타격과 지휘부 족집게 타격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주식시장이 출렁이고 발언 수위만 보면 당장 한판 붙을 기세다. 북의 거듭된 위협에도 ‘양치기 소년’이 되어서는 안 될 일이다. 역사에서 교훈을 얻고 임전태세로 현실을 직시하자.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기대한다. 지도층의 높은 도덕성을 말한다. 국가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지도자들이 선공후사하며 솔선수범하는 실천적 리더십이 필요한 때다.

영화 ‘위워 솔저스’는 베트남전 실화를 배경으로 만든 것인데, 할 무어 중령은 작전에 나가기 앞서 “우리가 전투에 투입되면 내가 맨 먼저 적진을 밟을 것이고, 맨 마지막에 적진에서 나올 것이며, 단 한 명도 내 뒤에 남겨두지 않겠다”라고 말한다. 로마도 귀족들의 참전으로 유지될 수 있었다. 영국은 제1ㆍ2차 세계대전에서 고위층 자제가 다니는 이튼칼리지 출신 중 2000여명이 전사했고, 포클랜드전쟁과 최근 아프가니스탄전에도 왕실의 왕자가 직접 참전했다.

한국전쟁 때는 미국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아들을 비롯해 장성의 아들 142명이 참전해 35명이 전사 또는 부상당했다. 적군으로 참전한 중국 모택동의 아들도 전사한 것으로 알려진다.

국민 총화의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정파와 이념을 초월해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하나가 돼야 한다. 적이 원하는 바는 우리의 내분일 것이다. 헌법 제1조에서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했다. 국민이 주인의식을 가질 때 진정한 애국심을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위기를 빌미로 권력을 부풀리고픈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금은 전후방이 따로 없는 총력전 시대다. 각계각층과 전후방 모두가 주인의식으로 충만할 때 필승을 기대할 수 있다. 위기 시에 국민들이 나라를 지킨다는 사실은 역사가 입증한다.

역사의 수레바퀴가 구르는 방향을 알 수는 없지만 우리의 전쟁은 승패가 없는 전쟁이라는데 딜레마가 있다. 2차대전 후 우리를 남북으로 분단시킨 열강의 구도가 지금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손자 병법서에 최선의 전략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라 했으니 정치 외교력이라 할까. 이는 자식 군대 보낸 부모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의 마음일 것이다.

또 한 번의 남북전쟁은 승패를 떠나 상상을 초월하는 피해를 가져올 것이 분명하다. 북한은 6ㆍ25 정전 이후 체제유지를 위해 오로지 전쟁준비에 몰두해 왔다. 결국 비대칭 전력으로 파멸적인 핵무장을 하게 되었고, 각종 생화학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 또한 최신 무기로 무장돼 있어 전면전을 한다면 양쪽 전장엔 화약연기만 가득할 것이다.

군대 보낸 부모 심정은 한 가지일 것이다. 사랑하는 아들아, 힘내라.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의 트라우마가 아직 가시질 않았다. 정의에 결연함이 생의 참된 가치임을 되새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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