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50억弗이상 보유기업 조사
60곳 작년 해외보유액 1660억弗
해외법인 과세세율 35%
탈루목적 이익 본국 송금 꺼려
美정부 과세법 개정 본격 추진
미국 기업들이 탈루 목적으로 갈수록 더 많은 이익금을 해외로 빼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조사에 따르면, 미 대기업 60곳이 지난해 해외에 쌓아둔 현금은 총 1660억달러에 달했다. 해당 기업 전체 연수익의 40%를 넘는 규모다. 이번 조사는 지난 2011년도에 해외 현금 보유액이 50억달러 이상인 기업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특히 기술과 헬스케어 기업일수록 이런 움직임이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에 포함된 26개사의 해외 보유 이익금은 총 1200억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미 기업들의 해외 현금 보유액 순위를 보면, 제너럴일렉트릭(GE)이 총 1080억달러로 1위였다. 2위는 제약사인 화이자는 730억달러로 집계됐다.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 608억달러, 머크 534억달러, 존슨앤존슨 490억달러 등의 순이다.
미 기업들의 해외 현금 보유액이 갈수록 불어나는 이유는 해외 수익이 증가하기도 했지만, 미 세금 정책 때문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미국은 기업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이익에 대해 35%의 세율을 매긴다. 이 때문에 미 기업들은 해외법인 등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금의 본국 송환을 꺼리는 상황이다. 급기야 세율이 낮은 제3국으로 현금을 이전시키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기업들은 현행 세법이 기업들에 매우 불리하다며 개정을 요구하고 있으나 세율 인하가 미 대기업들에 대한 특혜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고 WSJ는 전했다. 미 기업들의 해외 이익금 송환세를 인하한다고 해도 투자와 고용이 늘어날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재정적자에 처한 미 정부가 탈세 방지에 혈안이 된 가운데 미 의회 산하 ‘합동조세위원회(JCT)’는 해외 이익금 과세법 개정 시 올해만 재무부의 세수가 420억달러 늘어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김영화 기자/betty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