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경제=김영화 기자]미 채권시장에서 블랙록 등 대형 기관 투자자들이 슬슬 금리 인상에 베팅하기 시작했다고 11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경기 부양 기조를 지속할 것임을 시사했지만, 결국엔 금리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으로, 지난 4년간 통용돼온 “연준과 싸우지 마라”는 시장의 격언이 깨지고 있다는 평가다.
WSJ는 블랙록 외에도 이런 움직임을 보이는 대형 기관 투자자에는 TCW그룹과 퍼시픽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 등이 포함돼 있다면서 이들 투자자는 미 금리 인상이 임박한 건 아니지만, 가파르고 급격하게 단행될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향후 금리 인상 시점을 정확히 맞추기 어려운 만큼 선제적인 투자가 득이 될 것이란 판단 아래 이들은 금리스왑 거래와 변동금리 채권 및 물가채 등의 매입에 나서는 상황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선물 거래로 미 기준 금리 인상시 국채 가격의 하락 위험을 헷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A에 위치한 TCW의 스테펀 케인 미국 채권 담당 부장은 “금리 인상이 시작되면 제때에 대응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며 “트레이더들이 매도 주문을 내기도 전에 금리가 50bp이상 껑충 뛸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영화 기자/betty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