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영화 기자]세계적으로 이름 높은 오스트리아의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오랫동안 감춰왔던 나치시절의 부끄러운 역사를 공개했다.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넷판에 따르면 빈필하모닉은 1938년 오스트리아를 합병한 독일 나치정권과의 유착 관계를 그간 부인해왔으나 이날 홈페이지에서 1942년까지 단원 123명 중 절반 가까운 60명이 나치당원이었다고 밝혔다. 1938년 이전 나치당이 금지됐을 때도 단원의 20%가량이 이미 나치 소속이었다는사실이 드러났다.
그럼에도 2차대전이 끝나고 나치 연루 이력 때문에 오케스트라를 떠나야 했던 단원은 불과 10명뿐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유대인 단원은 전원이 1938년 해고됐다. 이들 가운데 5명은 이후 강제수용소나 유대인 격리지역에서 숨졌다. 또 세계 곳곳으로 방송되는 빈 필하모닉의 신년음악회는 나치시절 독일 국영 방송사와 함께 준비해 시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빈 필하모닉은 추가 세부사항을 오는 12일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1942년 빈의나치 통치자였던 발두르 폰 시라흐에게 반지를 증정한 일에 대해서도 밝힐 계획이다.
빈 필하모닉은 그동안 민간단체이기 때문에 일반에 기록물을 공개할 의무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비판이 계속되자 지난 1월 역사학자 3명에게 2차대전 이전부터 이후까지악단의 역사를 조사하는 작업을 맡겼었다.
오스트리아는 오는 12일 합병 75주년을 맞는다. 현지 신문 쉬탄다르트의 최근 여론조사에서 오스트리아인 53%는 독일에 합병된 것은 자발적이었다고 답했으나 46%는 오스트리아가 피해자라고 말했다.
betty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