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경제=김영화 기자]미국의 지난달 고용 보고서가 기대 이상의 호조를 나타낸 가운데 11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수치만 보면 긍정적이지만, 몇가지 위험요인이 남아있다면서 최근 미 일자리 성장의 명암을 조명했다.
지난주말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비농업 부문 일자리는 23만6000개 증가했으며 실업률은 7.7%를 기록했다. 월간 일자리 수가 20만개를 상회한 것은 최근 넉달새 세번째이며, 최근 3개월간 월 평균 20만3000개가 생겨났다. 또 실업률 7.7%는 지난 2008년 12월 이후 최저치다.
WSJ는 이런 긍적적인 고용 보고서가 건전한 일자리 성장이 지속되는 신호탄인지가 화두라며 미국에서의 고용 가속화는 현 경기 침체 이후 이번이 세번째로, 그 이전 두 번은 수개월내 성장세가 사그라들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에도 첫 3달간 창출된 일자리 수는 이후 6달간의 합계 보다 많았지만, 결국 반짝 성장에 그쳤다.
WSJ는 그러나 이번엔 과거와 다를 것으로 기대할만한 이유가 있다면서 최근 일자리 성장세는 장기 침체에 빠져있던 건설 부문의 눈에 띄는 호조를 비롯, 한층 폭넓게 나타나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최근 4개월새 시간당 수당의 급증은 미 주택 및 주식 시장의 동반 강세와 맞물려 소비 지출 진작에 따른 추가 고용 확대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고용 전망을 어둡게하는 신호들도 있는데, 고용 증가가 인구 성장의 속도를 능가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에선 초고령화와 대학 진학률 상승으로 근로 내지 구직 인구의 비중이 거의 30년만에 최저치를 찍고 있다. 또 지난달엔 34개월 연속으로 미 실업자들 중 구직 희망 인구보다 포기 인구가 더 많았다. 전체 미 실업자 수는 사상 최고 수준인 1200만명에 달해 임금 인상을 저해했다.
더욱이 개선 조짐을 보여온 장기 실업자수가 지난달 또다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실업자들은 평균 8개월 이상 실직 상태에 있고, 이중 4분의 1 이상은 적어도 일년간 구직활동을 벌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끝으로 고용 가속화를 뒷받침하기에 미국의 경제 성장세가 미약하다는 점이다. 경제학 법칙에 따르면 실업률이 1%포인트 내려가려면 국내총생산(GDP)이 이보다 2%포인트 더 성장해야한다. 이를 적용할 때 현 수준의 경제 회복 추세라면 추가적인 실업률 하락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김영화 기자/betty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