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베네딕토 16세의 후임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가 12일(현지시간) 시작된다고 바티칸 교황청이 8일 밝혔다.
교황청은 성명에서 “추기경들이 사전 준비 회의에서 2013년 3월 12일 콘클라베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추기경들은 이날 교황 선출 문제와 가톨릭 교회 문제 등에 관한 1주일간 논의를 마무리한 뒤 추기경단 투표를 통해 콘클라베 일정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추기경들은 12일 오전 성 베드로 바실리카 성당에서 오전 미사를 마친 뒤 오후에 시스티나 성당에서 교황 선출을 위한 첫 투표를 실시한다. 새 교황 후보이자 투표권자인 115명의 추기경들은 이날 외부와 철저히 차단된 채 투표를 시작하게 된다.
추기경들이 첫 투표를 마치면 사람들은 굴뚝에 피어오르는 연기 색깔에 따라 교황 선출 여부를 알 수 있다. 만약 115명의 추기경단 가운데 3분의 2 이상이 지지하는 후보가 나와 새 교황이 탄생하면 굴뚝에는 흰 연기가, 그렇지 않으면 검은 연기가 피어오른다.
차기 교황으로는 이탈리아의 안젤로 스콜라(71) 추기경과 브라질의 오딜로 페드로 스체레르(63) 추기경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이와 함께 아프리카 가나 출신의 피터 턱슨(64) 추기경, 나이지리아의 프랜시스 아린제(80) 추기경, 교황청 주교성 장관인 캐나다의 마크 웰레(68) 추기경 등도 비유럽권 후보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교황청 주변에서는 지난 100년 동안 콘클라베가 5일 이상 지속된 적이 없었다는 점에서 차기 교황이 다음 주말 이전에는 선출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2005년 베네딕토 16세는 이틀 동안 4번 투표 만에 뽑혔고, 1978년 요한바오로 2세는 사흘 동안 8번의 투표 끝에 선출됐다.
한편, 콘클라베를 앞두고 바티칸도 회의 진행에 필요한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콘클라베가 진행되는 시스티나 성당 지붕에서 소방관들이 굴뚝을 설치했으며, 성당 내부에는 외부와 교신을 막기 위해 무선 장비 사용을 막는 전파차단기가 설치됐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