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생생뉴스］영화 ‘블랙스완’ 속 발레리나의 집요한 욕망이 현실이 돼 나타났다. 지난 1월 일어난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 세르게이 플린 예술감독(42)에 대한 황산테러 사건의 배후에는 발레단 내 주연급 무용수가 있었다..

 6일(현지시간) 모스크바 경찰에 따르면 볼쇼이 발레단의 솔로이스트 파벨 드미트리첸코(29) 등 3명이 체포됐다. 이들은 황산테러를 인정했으며 자백서에 서명을 마쳤다.

경찰은 “드미트리첸코가 이번 사건의 배후인물이며, 공범 유리 자루츠스키는 플린 감독의 얼굴에 황산을 뿌렸고, 안드레이 리바토프는 범행현장에서 운전을 맡았다”고 설명했다.

2002년 볼쇼이에 합류한 드미트리첸코는 30여 년간 예술감독을 맡았던 유리 그리고로비치에 의해 발탁됐다. 이후 ‘폭군 이반’ ‘백조의 호수’ 등에서 주역을 맡아왔으며, 옛 소련 시절 볼쇼이의 영광을 재현할 인물로 주목받아왔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동기에 대해 “(발레단 업무와 관련해) 드미트리첸코가 플린감독에게 적대감을 품을 정도로 둘 사이 관계가 악화했다”고만 밝혔다. 

현지언론인 일간지 모스코프스키 콤소몰레츠는  이번 사건에 대해 드미트리첸코는 여자친구인 정상급 무용수 안젤리나 보론트소바가 플린 감독에 의해 주연급 역할에서 제외되는 바람에 괴로워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드미트리첸코는 플린 감독이 ‘백조의 호수’ 등에서 보론트소바에게 주인공 역할을 배정하지 않는 등 그녀의 재능을 썩히고 있다고 비난해 두 사람의 관계가 틀어졌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동료들의 반응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사건은 주요 역할을 둘러싼 복수극이라는 것. 

플린 감독은 지난 1월 사건 발생 당시 국영TV와 인터뷰에서 누가 공격을 지시했는지 안다면서도 이름을 밝히지는 않았었다.

발레리노 출신인 플린 감독은 지난 1월 17일 주차장에서 내려 아파트로 들어가려다 복면을 쓴 괴한으로부터 얼굴에 황산 공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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