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New 상생, 협력사 현장을 가다> ④ 현대중공업 협력사 대모엔지니어링..상생 윈-윈 힘입어 2ㆍ3차 협력사에 ‘스마트 공장 만들기’ 지원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지난달말 오후, 점심 식사를 마치고 나른해질 무렵 대모엔지니어링 임직원들은 회의 준비로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이날 열린 ‘제71차 유압브레이커 특별관심그룹(SIGㆍSpecial Interest Group) 회의’ 때문이다. 지속 발전 가능한 자생적 클러스터를 구축하기 위해 한 달에 한 번 2ㆍ3차 협력사 관계자를 초청해 애로를 듣고 기술과 경영 노하우를 전수한 지도 벌써 8년이 됐다.

지난 1989년 설립된 대모엔지니어링은 20여년 안에 ‘도움을 받는 기업’에서 ‘도움을 주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132명의 적은 직원이지만 2011년 3000만달러(약 325억원) 수출탑을 수상하고 기술혁신형 중소기업(INNO-BIZ), 경영혁신형 중소기업 인증도 받은 강소기업이다.

대모엔지니어링은 현대중공업과 함께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양사는 지난 1992년 첫 계약 이래 계속 거래를 이어온 ‘22년 지기’ 파트너다. 현대중공업 굴착기에 부착물(어태치먼트)을 공급하던 회사가 문을 닫으면서 대모에 기회가 왔고 질 좋은 제품을 납품하면서 신뢰를 얻었다.

대모는 암반에 구멍을 뚫는 브레이커, 콘크리트를 파쇄하는 크러셔, 고철을 절단하는 셰어, 아스팔트를 다지는 콤팩터 등 굴착기용 부착물을 현대중공업에 납품한다. 현대중공업이 굴착기 신제품을 출시하면 대모는 그에 맞는 다양한 부착물을 따로 개발한다.

전 세계 80여개국으로 제품을 수출하고 있지만 현대중공업은 여전히 가장 큰 고객이다. 지난해 매출액 640억원 가운데 200억원이 현대중공업에서 수주한 것이었다. 꾸준한 매출을 확보한 덕에 마음 놓고 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구조조정 없이 인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원해 대모엔지니어링 회장은 “동반성장이 몇년 전부터 이슈가 되고 있는데 현대중공업과 우리는 그 말이 생기기 전부터 이미 동반성장을 실천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경기도 시흥 시화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대모엔지니어링 내부 전경.

현대중공업은 대모에 해외 마케팅을 지원해 판로 개척도 돕고 있다. 해외 전시회에 참가하거나 국내에서 해외 바이어 초청 행사를 열 때 대모의 제품을 함께 전시해 광고를 해 준다. 대모의 수출 실적 중 35%는 현대중공업을 통한 거래다. 대모는 현재 캐터필러, 코마츠, 히타치 등 세계적인 중장비업체들에도 납품하고 있다. 이 회장은 “해외 시장에 나갔을 때 현대중공업에 납품한다는 것만으로도 세계적인 기업들이 우리 회사를 다시 본다”고 설명했다.

대모는 현대중공업과의 동반성장을 2ㆍ3차 협력사로 확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자금을 지원하고 대모가 주축이 돼 2ㆍ3차 협력사의 ‘스마트 공장 만들기’를 돕는 것이다. 노후 설비와 열악한 작업 환경을 개선하는 이 프로젝트를 추진한 결과 협력사들은 생산성을 높이고 불량률을 낮출 수 있었다.

이 회장은 “협력사 내부의 인식이 달라진 게 가장 큰 변화”라면서 “예전에는 대기업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는데 이제는 신뢰와 고마움이 생겼다”고 했다.

대모는 올해 매출 700억원을 달성하고 2020년까지 세계 3대 굴착기 부착물 제조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 회장은 “고부가가치 부착물을 개발해 대외 경쟁력을 제고할 것”이라며 “더 많은 중소기업들이 대기업과 함께 성장하는 것이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pink@heraldcorp.com

이원해 대모엔지니어링 회장
연재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