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89년 설립된 대모엔지니어링은 20여년 안에 ‘도움을 받는 기업’에서 ‘도움을 주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132명의 적은 직원이지만 2011년 3000만달러(약 325억원) 수출탑을 수상하고 기술혁신형 중소기업(INNO-BIZ), 경영혁신형 중소기업 인증도 받은 강소기업이다.
대모엔지니어링은 현대중공업과 함께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양사는 지난 1992년 첫 계약 이래 계속 거래를 이어온 ‘22년 지기’ 파트너다. 현대중공업 굴착기에 부착물(어태치먼트)을 공급하던 회사가 문을 닫으면서 대모에 기회가 왔고 질 좋은 제품을 납품하면서 신뢰를 얻었다.
대모는 암반에 구멍을 뚫는 브레이커, 콘크리트를 파쇄하는 크러셔, 고철을 절단하는 셰어, 아스팔트를 다지는 콤팩터 등 굴착기용 부착물을 현대중공업에 납품한다. 현대중공업이 굴착기 신제품을 출시하면 대모는 그에 맞는 다양한 부착물을 따로 개발한다.
전 세계 80여개국으로 제품을 수출하고 있지만 현대중공업은 여전히 가장 큰 고객이다. 지난해 매출액 640억원 가운데 200억원이 현대중공업에서 수주한 것이었다. 꾸준한 매출을 확보한 덕에 마음 놓고 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구조조정 없이 인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원해 대모엔지니어링 회장은 “동반성장이 몇년 전부터 이슈가 되고 있는데 현대중공업과 우리는 그 말이 생기기 전부터 이미 동반성장을 실천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경기도 시흥 시화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대모엔지니어링 내부 전경. |
현대중공업은 대모에 해외 마케팅을 지원해 판로 개척도 돕고 있다. 해외 전시회에 참가하거나 국내에서 해외 바이어 초청 행사를 열 때 대모의 제품을 함께 전시해 광고를 해 준다. 대모의 수출 실적 중 35%는 현대중공업을 통한 거래다. 대모는 현재 캐터필러, 코마츠, 히타치 등 세계적인 중장비업체들에도 납품하고 있다. 이 회장은 “해외 시장에 나갔을 때 현대중공업에 납품한다는 것만으로도 세계적인 기업들이 우리 회사를 다시 본다”고 설명했다.
대모는 현대중공업과의 동반성장을 2ㆍ3차 협력사로 확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자금을 지원하고 대모가 주축이 돼 2ㆍ3차 협력사의 ‘스마트 공장 만들기’를 돕는 것이다. 노후 설비와 열악한 작업 환경을 개선하는 이 프로젝트를 추진한 결과 협력사들은 생산성을 높이고 불량률을 낮출 수 있었다.
이 회장은 “협력사 내부의 인식이 달라진 게 가장 큰 변화”라면서 “예전에는 대기업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는데 이제는 신뢰와 고마움이 생겼다”고 했다.
대모는 올해 매출 700억원을 달성하고 2020년까지 세계 3대 굴착기 부착물 제조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 회장은 “고부가가치 부착물을 개발해 대외 경쟁력을 제고할 것”이라며 “더 많은 중소기업들이 대기업과 함께 성장하는 것이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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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해 대모엔지니어링 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