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이탈리아 총선 결과, 안정적인 정부 구성이 불가능해졌다. 긴축정책을 지지하는 중도좌파 민주당이 하원에서는 승리했지만 상원에서는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25일(현지시간) 개표가 98% 가량 진행된 가운데 피에르 루이지 베르사니 당수가 이끄는 민주당이 하원에서는 제1당을 차지해 의석의 55%를 확보할 전망이다.
그러나 상원에서는 민주당이 31.69%의 득표율로 30.65%를 가져간 실비오 베를루스코니의 자유국민당에 근소하게 앞섰다.
코미디언 출신 베페 그릴로가 이끄는 오성운동은 23.77%의 득표율로 약진했다.
이탈리아 선거법에 따르면 하원의원 630명은 전국단위 비례대표제로 선출되며 제1당이 무조건 의석의 55%를 가져간다. 315명의 의원을 선출하는 상원 선거는 지역단위 비례대표제로 역시 제1당이 그 지역에 할당된 의석의 55%를 차지한다.
지역별 할당이기 때문에 전체 득표에서 앞선다 해도 의석 수가 많은 주에서 근소하게 패배할 경우 의석 수에서는 뒤지게 된다.
상원 의석수가 가장 많은 롬바르디아주에서 자유국민당의 승리가 확실시됐고, 시칠리아나 캄파니아에서도 자유국민당이 우세다.
결국 상원에서는 자유국민당이 113~123석을 차지해 104~105석에 그친 민주당을 앞설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선거 결과에 따라서는 어느 정당도 정부를 구성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이탈리아 의회는 하원과 상원에 똑같은 권한을 부여하고 있으며 정부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양원 모두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몇달내 재선거를 치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베르사니의 중도좌파와 베를루스코니의 중도우파간 이념과 정책의 차이가 너무 커서 대연정을 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