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생생뉴스]지중해의 섬나라 키프로스의 대통령 결선 투표에서 우파 후보인 니코스 아나스타시아데스(66)가 당선됐다. 아나스타시아데스 ‘민주회복당’(Democratic Rally Party) 후보는 24일(현지시간) 대통령 결선 투표에서 57.48%를 얻어 여당인 ‘AKEL 공산당’ 스타브로스 말라스 후보(득표율 42.51%)를 큰 표차로 따돌리고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키프로스와 그리스 언론들이 전했다.
이에 앞서 지난 17일 대통령 선거에서는 아나스타시아데스 후보가 과반에 모자란 45%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키프로스는 지금까지 유럽연합(EU) 회원국 가운데 공산당이 집권하고 있는 유일한 국가였으나 이번에 아나스타시아데스 후보의 당선으로 우파에 정권을 넘겨주게 됐다.
당선이 확정되자 아나스타시아데스 후보는 “키프로스가 신뢰를 얻는 게 급선무”라고 지적하고서 “유럽연합(EU) 등과 벌이는 구제금융 협상을 속히 끝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마누엘 바호주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아나스타시아데스 후보에게 한 당선 축하전화에서 “이번 당선의 의미는 키프로스가 개혁을 지속하고 재정 안정을 확보하라는 강력한 임무를 부여한 것”이라고 말했다. 바호주 위원장은 “키프로스가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유럽연합이 돕겠다고 한 약속을 믿어도 좋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친 EU 정책을 표방한 아나스타시아데스의 당선으로 키프로스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중앙은행(ECB) 등과 벌이는 구제금융 협상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키프로스는 작년 6월 국내총생산(GDP)에 근접한 약 170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요청했으나 그 규모와 조건, 재정 긴축 방식 등을 놓고 이견을 보여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그리스의 투자가 많은 키프로스는 그리스의 재정 위기와 경기 침체 영향을 그대로 받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로화를 쓰는 17개국 재무장관들은 이달 초 회의에서 키프로스 대선 이후 구제금융 협상을 매듭짓기로 했다. 그러나 독일 등은 키프로스에 구제금융을 지원하면 키프로스에 투자한 러시아의 ‘검은돈’이 혜택을 볼 수 있다며 반발해 왔다. 아나스타시아데스 후보는 그러나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아나스타시아데스 후보의 당선으로 키프로스의 정치 지형도 급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스계 주민이 대부분인 키프로스는 1974년 터키가 섬 북부를 점령하며 남북이 갈라졌고 공산당 정권은 분단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탓으로 여겨 NATO에 가입하지 않았다. 그러나 아나스타시아데스 후보는 그간 유세에서 대통령이 되면 곧바로 착수할 과제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꼽으며 EU 친화적 정책을 펼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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