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지희 기자]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21일 대니 러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이 일본이 수십만명의 위안부 문제을 포함한 2차대전 잔혹 행위에 대한 국제적 분노에 조치를 취해야한다고 밝혔다.
러셀 선임보좌관은 이날 외교전문지인 포린폴리시와의 컨퍼런스 콜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해 오바마 행정부는 일본정부가 충분한 대응 조치를 취했다고 보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러셀 선임 보좌관은 이어 "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세기의 민감한 유산들이 있다는것으 충분히 잘 알고있으며 힐링을 위한 단계를 밟는것이 중요하다고 믿고있다"면서 "따라서 우리는 언제나 우방들과 관계개선을 위한 조치를 고무하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러셀 선임보좌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24일 이 문제를 아베 총리에게 직접 제기할지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고 포린폴리시가 보도했다.
이잡지는 지난해 7월 힐러리 클린턴 당시 국무장관이 국무부 직원이 브리핑에서 "위안부"라는 용어를 사용하자 이는 틀린 표현이며 "강제 성노예"라고 불러야한다고 말한 것이 보도되어 미일 관계가 경색됐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같은날 미하원의 스티브 이스라엘(민주·뉴욕), 마이크 혼다(민주·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각각 성명을 내고 일본의 새 내각과 아베 총리에게 2차 대전 때 자행된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에 대해 적절한 관심과 교육, 사과를 요구했다. 두 의원은 사사에 겐이치로(佐佐江賢一郞) 미국 주재 일본 대사에게 보낸 서한에서 “일본의 새 내각과 아베 총리가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를 수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지적했다. 혼다 의원은 2007년 위안부 결의안을 통과시킨 주역으로 일본인 3세이며 이스라엘 의원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최측근 실세 의원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일본 정부와 제국주의 군대는 1930년대부터 2차 대전 때까지 아시아와 태평양 연안을 강제 점령하면서 한국, 중국,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호주, 네덜란드에서 약 20만명의 어린 여성을 성 노예로 강제 동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노 담화를 수정한다면 미·일 관계에 엄청난 외교적 파장을 가져올 것이며 이런 도발 행위로 말미암아 이웃 국가들과도 불필요한 긴장을 유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지희 기자/jg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