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케리 미국 신임 국무장관은 오는 24일부터 유럽ㆍ중동 9개국 순방에 나선다.
미 국무부는 케리 장관이 취임 후 첫 출장지로 영국을 방문하고 이어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터키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을 9박10일 일정으로 방문한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케리 장관은 외교관이었던 부친을 따라 어린 시절을 보냈던 독일 베를린에서는 현지 젊은이들과 유럽과 미국의 외교 현안에 대해 대화하는 시간도 가질 계획이다. 프랑스에서는 최근 말리 사태를 비롯한 국제 현안을 주로 논의하고, 이탈리아에서는 시리아 반정부 연합의 대표 등과 만날 예정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들과 장관급 회의를 개최하고, UAE와 카타르에서는 당국자들과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문제와 중동 평화 협상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케리 장관이 첫 해외출장지로 유럽과 중동 국가들을 선택한 것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이른바 ‘아시아 중시 외교’에 따른 유럽 동맹국들의 ‘소외감’을 달래는 동시에 중동 정책에 대한 미국의 적극적인 개입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임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은 취임 직후 한ㆍ중ㆍ일 3국과 인도네시아를 방문했었다.
케리 장관은 앞서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청문회에서 “미국이 유럽과 중동 지역 등의 관계를 희생하면서 아시아 지역에서 무엇이든 얻으려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빅토리아 뉼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케리 장관은 임기 초에 아시아 지역을 분명히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케리 장관이 이달 중순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각각 방문해 중동 평화 협상 재개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과는 달리, 이번 순방 일정에 두 나라는 포함되지 않았다.
고지희 기자/jg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