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국 대통령들의 다양한 면면이 흥미롭다. 독신인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은 사생활 때문에 관심을 많이 받는 대통령 중 하나다. 그는 지난 15일 적어도 임기가 종료되는 2016년까지 독신생활을 고수할 계획임을 선언했다. GMA방송에 따르면 아키노 대통령은 전날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연애와 결혼계획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퇴임한 뒤에는 최우선적으로 연애를 하고 싶다고 말해 늦더라도 결혼할 계획이 있음을 내비쳤다. 아키노 대통령은 그동안 한국계 방송인 그레이스 리를 포함해 여러 유명 여성들을 만났으나 분주한 일정 때문에 여의치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지금까지 그레이스 리 외에 정치인인 샬라니 솔레다드, 스타일리스트인 리즈 우이, 주식 중개인 렌 로페즈 등 수많은 여인과 만나는 모습이 목격돼 무성한 추측을 낳았으나 모두 헤어졌다.
그런가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상의를 벗고 낚시를 하는 장면이나 격한 스포츠를 하는 장면을 일부러 흘려 ‘강한 남자’를 어필하기로 유명하다.
과거와 달리 거센 반대 여론 속에 지난해 5월 세 번째 임기를 맞이한 그는 역시 ‘반부패’와 ‘강한 러시아’를 표방하며 강력한 리더십을 추구하고 있다. 하지만 가까스로 대통력직에 복귀한 만큼 ‘독재적 리더십’에 대한 불만을 누그려뜨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헌법 개정으로 대통령 임기도 4년에서 6년으로 늘어나 연임에 성공한다면 2024년까지 집권할 수 있어 ‘러시아의 현대판 차르(황제)’가 탄생할 수도 있다.
일찌감치 대통령제가 뿌리내린 남미에선 반미(反美) 구호를 내건 남미 좌파 정권의 아이콘인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1999년 취임 후 3선에 성공하며 장기 집권한 그를 두고 ‘독재자냐, 남미의 해방자냐’ 평가가 엇갈리는 가운데 그는 지난해 암이 재발해 정치 인생 최대 위기에 맞닥뜨렸다. 야구 선수 출신답게 야구광이기도 한 그는 첫째 부인과 이혼 후 언론인 출신의 여성과 재혼했다.
지난 2010년 남성 우월주의가 강한 브라질에서 사상 최초의 여성 수반에 오른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은 과감한 국정 개혁으로 ‘철의 여인’, ‘브라질의 대처’라고 불린다.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내다가 사회주의 사상에 심취해 군사독재 정권에 항거하다 투옥돼 고문을 받고, 두번의 이혼 경력까지 그녀의 삶은 파란만장했다.
아르헨티나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지난 2007년 남편의 뒤를 이어 당선돼 세계 최초의 ‘직선 부부 대통령’이라는 진기록을 남겼다. 그녀는 집권 후 한때 초호화 화장실 등 사치스런 생활로 구설수를 겪은 적도 있지만, 2011년 재선에 성공하며 남미 첫 재선 여성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지난해말 취임한 멕시코의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강경 좌파 정권이 득세하는 중남미에선 이례적으로 이념 성향이 중도 우파적이어서 눈에 띈다. 잘생긴 외모의 그는 첫번째 아내와 사별 후 유명 여배우와 재혼해 대중의 관심을 한몸에 받기도 했다.
김영화ㆍ한희라 기자/betty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