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경제=김영화 기자]내수 불황 타개를 위해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에 나선 일본계 자본이 앞다퉈 물 관련 업체를 사냥하고 있다고 1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는 이런 움직임은 다소 늦은 감이 있고, 시장의 매물이 상당히 비싸지만, 일본 업체들은 탄탄한 재무구조와 기술력, 정부 지원을 무기로 갖춰 주목된다고 전했다.
이달초 일 종합상사 스미토모상사는 2억6000만 달러에 영국 수도회사 서튼앤드이스트서레이워터(SESW)를 인수하는데 합의했다. 스미토모는 일본의 누수 방지 기술을 적용해 영국 수도 시스템의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물 수요가 늘면서 수도 민영화가 진행중인 동남아시아 등 신흥 시장까지 사업영역을 넓히는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마루베니상사와 이토추상사, 미쯔이상사 등도 물 산업 관련 대형 프로젝트를 준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마루베니 측은 전세계 물 시장에서 향후 ‘톱텐(Top 10)’의 자리에 오르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특히 남동 아시아와 남미, 중동, 아프리카 등이 이 회사의 핵심 공략 시장이다. 이에 따라 마루베니는 지난해 12월 세계적인 물 서비스 기업인 마이닐라드워터서비스 사의 지분 20%를 취득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엔 이토추상사가 영국 브리스톨 워터 사의 지분을 20%를 7000만달러에 사들였다.
미쯔이상사의 경우에도 멕시코 태국 중국의 물 산업에 진출한 상태다.
일 기업들이 이처럼 물 산업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무엇보다 성장성이 밝은데다 안정적인 수익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 발간된 영국의 ‘글로벌워터인텔리전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물 산업의 시장 규모는 지난 2007년의 3900억 달러에서 오는 2016년엔 5450억 달러 수준으로 커질 전망이다.
야쓰히로 나리타 노무라증권 분석가는 “아직 일본 기업들은 학습 단계에 있지만, 지금 시장에 진입한다면 주요 업체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최근 M&A 중개전문업체 레코프에 따르면 경기침체 타개와 엔고를 업고 지난해 일본 기업의 외국 기업 M&A 건수는 515건으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또 이 기간 일 기업들의 M&A 총 거래액은 약 1100억 달러였으며, 미국의 1610억 달러에 이어 2위였다.
김영화 기자/betty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