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조선 수주잔량이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세계 조선시장의 부진에 따른 대규모 구조조정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19일 에프앤가이드, 한국조선협회,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대형 조선사 9곳의 수주잔량은 2800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2002년 2700만CGT 이후 10년 만에 가장 적었다.
2007년 6400만CGT까지 늘어났던 수주잔량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다. 2008년 5400만CGT, 2009년 4400만CGT, 2010년 3500만CGT, 2011년 3300만CGT에 이어 지난해까지 5년 연속 떨어졌다.
지난해 수주량도 700만CGT에 그쳤다. 이는 금융위기의 타격을 입은 2009년 200만CGT을 제외하면 2002년 700만CGT 이후 최저치다.
지난해 건조량은 1200만CGT로 전년(1400만CGT)보다 소폭 줄었다. 건조량은 2005년부터 꾸준히 1000만CGT를 웃돌았다.
한편 토러스투자증권이 세계 수주잔량 상위 19개 조선소 현황을 파악한 결과, 2015년 이후 인도량이 올해 인도량의 4분의 1 이하로 줄어드는 조선소가 12곳이나 됐다. 나머지 378개 조선소의 2015년 이후 인도량은 올해 대비 7.3%까지 급감할 것으로 분석됐다.
그나마 국내 조선사들은 중국, 일본보다 나은 상황. 2015년 인도량 추정치는 현대중공업이 115만CGT로 올해 432만CGT의 26.6% 수준에 머물고 삼성중공업은 34%, 대우조선해양은 33.7%, STX조선해양은 55.7% 선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일본 이마바리조선의 2015년 인도량은 11만CGT로 올해(215만CGT)의 4.9%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으며 일본 츠네이시조선과 중국 상하이와이가오차오조선 등은 2015년 인도량이 아예 없다.
양형모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상선 발주 시장에서 의미 있는 회복세가 나오지 않는 한 전 세계적인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경 기자/pin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