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생생뉴스]짐바브웨의 ‘피묻은 다이아몬드’(Blood Diamond)가 다시 유럽 시장에 들어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유럽연합(EU)은 장기 독재로 악명을 떨치고 있는 로버트 무가베(88) 짐바브웨 대통령 정권에 대해 경제제재와 여행 금지 등의 제재를 취하고 있다. EU는 무가베 대통령을 포함, 112명의 개인, 다이아몬드를 채굴하는 짐바브웨광산개발회사(ZMDC)등 11개 기업을 제재 리스트에 올려놓고 있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ZMDC가 위치한 짐바브웨 서부 마랑게 지역의 다이아몬드 광산들이 무가베가 이끄는 집권 짐바브웨아프리카민족연맹-애국전선(ZANU-PF)의 자금줄이 되고 있으며 학살과 고문 등으로 유지되는 독재정권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광산은 어린 소년들을 채굴 현장에 투입하는 등 열악한 노동조건을 갖고 있다. 또한 다이아몬드 거래로 벌어들인 돈이 아프리카 군벌들의 내전 자금으로 흘러들어가 ‘피의 다이아몬드’라는 별명을 갖게 됐다.
18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외무장관 회의는 짐바브웨의 인권 상황과 민주화 진전 여부를 평가하고 제재 해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EU 외무장관 회의를 앞두고 벨기에의 노력으로 무가베 정권의 돈줄 역할을 하는 ZMDC가 제재 리스트에서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EU 전문매체 EU옵서버가 17일 보도했다.
디디에 레인더스 벨기에 외무장관은 지난 14일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과 전화통화에서 ZMDC에 대한 제재를 풀기로 합의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다이아몬드 가공 산업이 발달한 벨기에는 아프리카 다이아몬드 원석의 안정적인공급이 매우 필요한 상황이다. 짐바브웨 식민지 종주국이던 영국은 짐바브웨에 대한 제재에 가장 강경한 입장을 갖고 있었지만 벨기에 측의 설득을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다른 EU 회원국들은 영국이 반대하지 않으면 ZMDC를 제재 리스트에서 삭제하는 데 찬성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무가베 대통령에 대한 제재와 ZMDC를 제외한 다른 10개 기업은 계속 제재 리스트에 남아 있게 된다.
다이아몬드 가공산업으로 유명한 벨기에 안트워프의 다이아몬드 거래량은 연간 350억유로에 달한다. 안트워프 다이아몬드 관련산업은 3만4000명을 고용하고 있다. 짐바브웨의 다이아몬드 채굴량은 점점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ZMDC는 지난해 800만 캐럿을 생산했는데 올해는 1690만 캐럿을 생산할 목표를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전문가들은 짐바브웨가 오는 2015년까지 전 세계 다이아몬드 생산의 2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U의 짐바브웨 다이아몬드 광산 제재 해제 움직임에 대해 인권단체들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하고 있다. 런던에 본부를 둔 NGO 글로벌 위트니스는 ZMDC가 무가베의 보안 경찰에 자금을 제공하고 있으며 오는 7월로 예정된 선거에서 보안 경찰이 폭력과 위협으로 부정선거를 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짐바브웨는 3월 개헌 국민투표를 거친 후 7월에 대선 및 총선을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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